中 대형주 잇단 거래정지에…중국펀드 다시 속탄다

최근 중국발 훈풍으로 관련 펀드·랩 상품을 쏟아낸 국내 금융회사들이 상품에 편입된 종목들의 일방적인 거래정지 통보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정보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유 여행사인 ‘중국국제여행사에 대한 거래정지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6일 ‘지분양도를 이유로 거래를 정지한다며 이날까지 총 네 번의 거래정지 연장 공시를 했다. 거래재개가 예정됐던 24일도 연장공시만 반복됐을 뿐 지분 양도 목적이나 대상, 비중 등 부가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국제여행사가 국내 우량주들로 구성된 코스피200에 비견되는 중국본토 CSI300 지수에 편입된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발 정보 리스크는 심각하다. 광명유업(3월9일), 방대탄소(3월31일)는 모두 CSI300 편입종목으로, 중대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거래정지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종목들이 기초체력이 튼튼한 국유기업들이라 거래재개와 동시에 주가가 오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지난 21일에는 BTG(Baoding Tianwei Group)가 중국 국유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부도를 내기도 했다.
특히 해당 종목들을 추천하고 중국 관련 펀드나 랩상품에 편입시킨 운용사나 판매사, 투자자들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실제로 편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B중국1등주펀드 등 3개 펀드가 중국 여행업계 선두인 중국국제여행사 지분을 5% 이상 편입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연말 ‘중국본토 1등주랩을 출시하면서 랩어카운트에 이 종목을 담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와 달리 중국발 거래정지는 손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거래정지 사유가 개략적으로 공시를 통해 밝혀지면 이를 두고 자문사 평가위원단을 구성해 일정 부분 손실을 감안하고 매도 여부를 결정하지만 해외의 경우 명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판단을 내리지 않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리스크를 감안해 CSI300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음에도 잦은 거래정지에 따른 위험이 남아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기초체력이 튼튼한 종목이고 악재성 거래정지라고 생각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따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거래정지 우려로 가입 펀드 상품 계좌를 해지하려고 해도 해당 종목이 거래를 재개될 때까지 계좌를 유지해야 한다. 이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한 수수료는 부과된다.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