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호반건설 긴급회의 "높은가격 안쓸것"
입력 2015-04-27 22:40  | 수정 2015-04-28 00:48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이 28일 실시된다. 본입찰의 핵심은 입찰 참여가 유력한 호반건설이 써내는 가격이다. 이 가격이 채권단이 수용할 만한지가 관건이다.
7일 채권단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최종 입찰가를 위한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선 호반건설이 입찰가를 기존 거론되던 1조원 안팎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추는 방안이 논의됐다. 회계자문 업무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도저히 8000억원 이상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당초 예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입찰가격이 너무 낮으면 유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약 본입찰이 유찰되면 박삼구 회장 측의 우선매수청구권 가격이 관건인데, 이마저 낮으면 아예 원점에서 매각 방침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본입찰이 유찰되고 박 회장 측이 제시한 가격도 너무 낮을 경우 아예 채권단 경영관리체제로 전환해 새로운 경영방식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매각 대상인 채권단 보유 금호산업 지분 57.1% 가치는 27일 종가로 4448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및 자회사 아시아나항공 프리미엄을 얹으면 인수가격은 6000억~7000억원 내외가 합리적인 수준이다. 만약 호반건설이 낮은 액수의 입찰가를 제시할 경우 채권단에선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 워크아웃으로 출자전환된 금액만 3조원에 이른다"면서 "8000억원을 밑도는 입찰가는 수용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본입찰 마감 후 이날 저녁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미래에셋 등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호반건설의 입찰가를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위원회 자체적으로 결정이 어렵다면 주주위원회를 소집해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칠 수도 있다. 이날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이 무산되면 당분간 난항을 겪게 될 수 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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