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가·빌라시장까지 넘봐…부모 지원받아서 매입도
입력 2015-04-23 17:15  | 수정 2015-04-23 20:01
상가 시장도 30대 에코세대가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조성되는 유럽풍 수변 스트리트형 상가인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는 지난해 1차 분양에서 64개 점포가 모두 팔렸다. 여세를 몰아 지난달부터 2차분 57실, 3차분 40실을 분양하고 있다. 상가 분양 관계자는 "김포한강신도시 평균 연령은 34.6세로 젊은 세대가 주 고객층"이라며 "수요층 이 젊다 보니 30대 계약자 비중이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 계약자의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21.5%로 60대(14%)를 크게 앞질렀다. 퇴직을 앞둔 50대나 이미 퇴직한 60대가 주축을 이뤘던 상가 시장에 30대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수치다.
분양 대행사의 신삼용 부장은 "30대 계약자들은 현직에 있을 때는 임대료를 받고 퇴직 후에는 본인이 직접 운영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가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과거 상가와 달리 최근 테라스형, 스트리트형, 하이브리드형 등 에코세대 취향에 맞는 새로운 상가가 부상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새 상가를 분양받을 때 초기 권리금 부담이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상가 분양 관계자는 "상가는 오피스텔보다 투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30대는 대부분 부모님과 같이 방문한다"고 전했다.

30대는 최근 빌라 투자에도 눈을 돌리는 양상이다. 빌라는 투자금이 아파트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은행원 김신호 씨(36)는 아예 빌라 투자에 올인한 에코세대다. 김씨는 결혼 당시 부모님에게 지원받은 1억5000만원 전세금에 개인저축과 은행대출을 더해 사당동에 투룸 빌라 4채를 구입했다. 그는 "역세권 빌라는 전세금이 많이 올라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5000만원 이내"라며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투자 수익의 일부를 용돈으로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와 달리 빌라 투자의 매력은 높은 수익률이다. 서울 오피스텔이 연 5% 초반~6% 중반 정도 수익을 올리는 것에 비해 서울 역세권 빌라는 전·월세 전환율이 6~8%에 달한다.
전문직 등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30대는 경매에도 적극적이다. 아파트 경매는 실거주 목적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투자금액이 적은 소형 오피스텔은 투자 목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에코세대가 많다. 에코세대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에코세대 대다수가 결혼을 안 한 상태이고, 내 집을 마련하기 전에 대출 한도를 꽉 채워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자금 여력이 탄탄하지 않은 30대가 쫓기듯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 몇 년은 문제가 없겠지만 향후 금리가 오르거나 공실이 발생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고재만 기자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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