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꿈쩍않던 美부동산이 움직인다
입력 2015-04-23 15:04 

주식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꿈적않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3월 기존 주택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1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효과가 큰 주택·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최근 고용지표가 시장기대에 못 미쳐 실망감이 번졌던 미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기존주택 판매는 519만건으로 전달보다 6.1% 늘었다. 지난 2013년 이후 최고치로 증가폭은 2010년 12월 이래 가장 컸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503만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주택가격도 상승세다.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 중간값은 21만2100달러(약 2억29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상승하면서 37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컸다.

2013년 당시 지속되던 두자릿 수 상승세는 지난해 꺾였지만 다시 집값 상승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주택판매 증가는 저금리 추세가 계속 지속되고 있는 데다 봄시즌을 맞이해 새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며 줄줄이 경매사태가 벌어졌던 플로리다주 잭슨빌 일대까지 최근 2005년 때와 같은 주택시장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플로리다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잭슨빌 지역의 기존 주택판매량은 전년 같은달 대비 18%나 증가했고 잠정주택판매치(계약이 완료됐으나 결제 등 거래가 끝나지 않은 실적)는 30%나 증가했다.
잭슨빌 소재의 샌포드 데이비슨 레드핀 부동산중개법인 중개사는 주택의 손바뀜이 정말 빨라지고 있고 가격도 적정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며 마치 금융위기 전 호황때를 떠올리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택판매량 회복세는 단지 플로리다 일대 뿐 아니다. 휴스톤, 샌디에고, 시애틀 등 미국 부동산 경기 지표의 중요 잣대 도시들의 주택판매가 지난달 일제히 23~30% 범위에서 전년 같은달 대비 상승했다.
제너디 골드버그 TD시큐리티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존주택 판매 강세는 그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고용과 임금문제에 대한 청신호”라며 향후 수주간 경제활동이 크게 반등할 것이란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파른 가격 상승세로 인해 주택 재고량이 늘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월 기존주택 재고는 200만채로 전달보다 5.3% 늘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 증가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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