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이에스동서, 주주가치 훼손 줄이려 GDR 발행
입력 2015-04-22 17:14  | 수정 2015-04-22 22:23
◆ 기업분석 / 아이에스동서 ◆
최근 중견 건설 업체인 아이에스동서가 대규모로 해외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아이에스동서는 GDR로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의했다. GDR는 싱가포르 증시에 다음달 15일 상장된다. 아이에스동서가 GDR 발행을 결정한 것은 공장용지 개발 및 건설 부문 설비투자, 계열사 출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자재를 생산하는 제조업 특성상 주기적으로 제조설비를 보강해야 한다"며 "게다가 지난해 인수한 중앙레미콘과 영풍파일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가 선택한 방법은 회사채 발행이나 일반적인 유상증자가 아닌 GDR 발행이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꺼렸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이에스동서의 부채비율은 163%다. 아이에스동서의 총자본이 4657억원이기 때문에 2700억원의 물량을 회사채로 발행하면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아이에스동서 측은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GDR를 해외에서 발행하려면 기업이 견실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싱가포르 증시 상장이 성공적으로 끝나게 된다면 회사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에스동서는 동남아시아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인데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싱가포르에 상장돼 현지 투자자들에게 알려진다면 해외 사업이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상장보다 해외 증시 상장이 주주 권익 보호 차원에서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외 증시보다 유동성이 부족한 국내 증시에서 유상증자를 할 경우 흥행하기 위해서는 시장 거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해야 한다. 요즘은 발행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대략 20% 정도 낮아야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대한항공도 20%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 증시에서 3억4000만달러 규모의 GDR를 발행한 한화케미칼(7.18%)을 비롯해 코라오홀딩스(5.59%) 영원무역(7.34%) 등은 모두 기준 주가 대비 할인율이 10%를 넘지 않았다. 발행 가격을 높게 받을수록 기존 주주에게는 이득이다. 할인율이 낮으면 그만큼 발행해야 하는 주식수가 적어져 주주가치가 덜 희석되기 때문이다.
한편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연고지인 부산과 울산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주택 사업을 펼치면서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8016억원, 영업이익은 8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7%, 43% 성장한 것이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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