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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벤져스2’, 한국인이라면 ‘실망’ 마블팬이라면 ‘환호’
입력 2015-04-22 09:4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한국인들의 기대만큼 대단히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건 아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한국 분량이 많다. 또 한국을 첨단의 도시로 유추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촬영해 간 마포대교, 세빛섬, 상암동 DMC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북단램프 등 눈에 익은 장소들이 등장한다. 한국 간판을 단 가게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이따금 들리는 한국말도 반갑다.
외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은 더욱 강력해진 어벤져스와 평화를 위해서는 인류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울트론의 사상 최대 전쟁을 그리는데, 극 중 울트론은 사람의 몸을 얻기 위해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사용하려 한다. 그 기술을 세뇌당한 닥터 조(수현)가 실현하려 하고, 어벤져스 군단은 이를 막으려고 애쓴다.
이 신에서의 배경이 한국이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는 적들과 격투를 펼치고, 블랙위도우(스칼렛 요한슨)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한다. ‘어벤져스2에서 나름 중요한 부분이다. ‘마블 월드의 첫 한국인 탑승자 수현도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 신에서 중요하게 활약한다. 다음 시리즈에도 중요하게 등장할 수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어벤져스2에서 한국이 더럽고 나쁜 이미지로 그려진 건 아니라 안심이다. 하지만 지하철에서의 격투 장면은 아쉽다. 분명 지하철 안에서 싸우는데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의 내부 모습이다. 디테일이 부족했다. 상상 속 영화라는 걸 잊고 또 한 명의 ‘어벤져스 일원이 돼 한창 몰입하고 있었던 관객이라면 그 몰입을 방해할 수준이다.
한국인이라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마블의 팬이라면 전편보다 어마어마하게 커진 스케일에 시선을 사로잡힐 것 같다. 하나의 도시를 댕강 잘라 공중 분해시키는 등 압도적이다. 때리고 부수고 싸우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최강의 적 울트론의 등장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로봇들과 계속 전투를 펼치는 어벤져스 군단의 활약은 빛난다.
초스피드로 달리는 퀵 실버(피에트로 막시모프)와 염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는 히드라의 생체 실험으로 초능력을 얻게 돼 어벤져스 군단의 적대자로 상황 전개를 쫄깃하게 만든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새로운 캐릭터들은 강렬한 첫 등장에 비해 후반부 활약이 아쉽게 느껴진다. 어느 순간 흐지부지 어벤져스 군단에 합류한다. 울트론이 만들어낸 비전(폴 베터니) 역시 마찬가지다.
멤버들 각자의 드라마와 러브라인에 신경쓰려 한 노력은 인정해 줄만 하지만 군더더기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상영시간이 141분인데 너무 긴 느낌도 있다. 가뜩이나 긴데 3D 안경까지 끼고 보진 않아도 될 것 같다. 12세 관람가. 23일 개봉.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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