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조현아, 휴지 뭉치 손에 쥔 채…"쌍둥이 생각에…" 쉰 목소리
땅콩회항 조현아, 눈몰로 선처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쌍둥이 두 아들을 언급하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치고 깊은 상처를 드렸다. 앞으로 어떻게 이 죄를 갚아나가야 할지, 지난 시간 생각해온 것들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겠다. 저 때문에 크게 마음 상하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공판과 마찬가지로 옥색 수의에 검은 뿔테 안경을 끼고 머리를 뒤로 묶은 채 창백한 얼굴로 법정에 나온 그는 최후진술 차례가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절하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변호인의 최후변론 때부터 울먹이기 시작해 눈물을 훔치느라 휴지 뭉치를 손에 쥔 채 일어난 조 전 부사장은 쉰 목소리로 "존경하는 재판장님,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경황 없이 집을 나선 이후 어느새 4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라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그는 "집에 두고 온 아이들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깊은 후회 속에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지난 시간은 저에게 정말 힘든 순간이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다"고 수감생활을 돌아봤습니다.
이어 "처음에 저는 세상의 질타 속에서 정신이 없었고 모든 것을 잃었다고만 생각했는데, 구속된 시간 동안 제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고 제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막대한 책임과 무게를 가져오는 것인지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조 전 부사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전 10시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