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이나 미용실 등에서 신용카드를 훔친 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밀번호 재설정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내 수천만원을 가로챈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같은 보이스피싱 수법으로 수차례 사기 행각을 벌인 방모씨(60)를 상습절도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방씨는 작년 12월 25일 오후 4시께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의 한 음식점에 들어가 화장실 좀 쓰자”고 내부로 들어간 뒤, 종업원 탈의실에 침입해 이모씨(57·여)의 신분증과 신용카드를 훔쳐 나왔다.
이후 식당 인근 공중전화 부스로 자리를 옮겨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건소 직원인 척 가장해 보건증이 만료되어 연장해야 하니 비밀번호를 설정하라”고 유도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방씨는 이 비밀번호를 이용해 현금 400만원을 찾아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신용카드가 도난된 사실을 모른 상태에서 전화를 받고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비밀번호를 불러줬다”고 설명했다. 이 비밀번호가 신용카드 비밀번호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씨는 이런 수법으로 작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피해자 7명의 신용카드로 약 2000만원을 인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방씨는 보안이 허술한 점심시간 식당과 미용실을 주로 범행 장소로 삼았다. 피해자의 직업 등에 따라 ‘보건증 갱신, ‘사원증 재발급, ‘카드 재발급 등 각기 다른 방법을 사용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실패한 경우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평소 자주 쓰는 비밀번호를 불러줬다가 피해를 봤다”며 비밀번호 등을 전화로 설정하라는 요구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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