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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보험 효과’ 둘러싼 허수와 기대심리
입력 2015-04-20 09:23 
조범현 kt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이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만나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시즌 초반. 예상된 성적표에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1군에 처음 진입한 kt 위즈를 둘러싼 허수와 기대심리다.
올 시즌 ‘막내 구단 kt의 돌풍을 예고한 전문가는 없었다. 어렵고 힘겨운 데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현실이 됐다. kt는 시즌 개막 이후 12경기 만에 11연패를 끊고 창단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1승을 더해 시즌 성적 2승15패. 최하위다. 아직 홈 첫 승은 기록하지 못했다.
kt의 창단 역사를 쓴 팀은 넥센이었다. 창단 첫 승과 연승을 모두 안겨줬다. kt에 패한 팀은 유일하게 넥센이었다. 이후 그 충격은 성적과 직결됐다. 넥센은 9위까지 추락했다. 넥센으로서는 순위 상승 기회를 잡지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시즌 초반인 4월 중순까지 순위 변동 그래프를 살펴보면 넥센이 왜 우울한 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kt전 보약 효험은 확실했다.
롯데가 가장 먼저 누렸다. 롯데는 kt전 개막 2연승으로 선두를 차지하며 신바람을 탔다. 이후 삼성이 바통을 이어받아 2승을 챙기고 2위로 올라섰다. kt전 3연승 스윕을 한 KIA는 6연승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SK도 3연승을 가뿐히 챙기고 수직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두산도 주춤하던 시기에 2승을 더해 상위권으로 다시 올라섰다. 최대 수혜자는 삼성. kt를 또 만나 2연승을 거두고 단독 선두를 지켰다.
kt전 무패를 기록한 삼성(4승) SK(3승) 두산(2승) 롯데(2승) 팀들은 KT전 승수에 따라 차례로 4강권에 자리를 잡았다. kt전 보험 효과가 떨어진 KIA만 유일하게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했다.
여기서 기대심리가 작용한다. kt전을 앞둔 3개 구단들(NC‧한화‧LG)이 4강권 아래 머물면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 공교롭게 4월에 kt를 만나지 못한 NC, 한화, LG 등 세 팀은 5월에만 두 차례씩 남겨두고 있다.

kt전을 앞둔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린 아직 kt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kt를 만난 다른 팀들은 그만큼 이득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본격적인 시즌 중간 순위 판도도 5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아직은 허수가 숨겨진 순위 다툼이다.
9개 구단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kt전. 하지만 보약을 잘못 먹으면 그 역효과는 크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넥센은 kt전 2연패 이후 4승1패를 거두며 힘겹게 충격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kt도 시즌 초반 적응을 마친 뒤 반격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kt 선수들이 창단 첫 2연승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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