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팩의 힘` 14개 중 2개 빼고 다 올랐다
입력 2015-04-19 17:11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합병 후 주가상승률이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 이후 합병까지 마치고 다시 거래를 시작한 스팩들의 주가상승률이 400%까지 넘어서면서 저금리 시대의 유망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매일경제신문이 합병상장한 스팩 14개의 현재 주가(17일 종가 기준)를 합병결의일 당시 주가와 비교 분석한 결과 2개 스팩을 제외한 12개 스팩이 모두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말 스팩 제도가 처음 국내에 도입된 이후 2010년부터 상장된 '1기 스팩'과 2013년부터 상장된 '2기 스팩' 중 합병을 마치고 코스닥에 상장된 스팩은 총 14개다. 이 가운데 86%의 스팩이 모두 수익률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들 스팩의 평균 상승률은 113.2%로 높은 수준이다.
14개 스팩 중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콜마비앤에이치와 합병한 미래에셋2호스팩이었다. 상승률이 무려 450.0%에 달했다. 합병을 결의한 지난해 8월 25일 3100원이던 주가가 1만7050원까지 치솟았다.

그 뒤를 이은 건 하이비젼시스템과 합병한 이트레이드1호스팩이다. 합병결의일인 2011년 9월 15일 2250원에서 9150원으로 306.7%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디에이치피코리아와 합병한 하이1호스팩 역시 4265원에서 1만4900원으로 249.4%에 달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합병한 하나그린스팩도 주가가 합병결의일 당시 4305원에서 1만4250원으로 뛰어 231.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알톤스포츠와 합병한 신영1호스팩, 코리아에프티와 합병한 교보KTB스팩도 주가상승률이 각각 89.8%와 84.6%로 80%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우성아이비와 합병상장한 하나머스트스팩도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57.2% 상승했고, 지난 9일 큐브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한 NH스팩2호도 48.3%의 상승률을 보였다.
14개 스팩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키움스팩1호(한일진공기계와 합병)와 HMC1호스팩(화신정공과 합병)이다. 두 스팩의 주가 변동률은 -3.8%와 -29.6%다. 지정감사 여파도 있지만 스팩 합병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1분기에만 총 8개 스팩이 합병을 결의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1기 스팩은 실패 사례가 많아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2기 들어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스팩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성공 사례를 본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스팩 상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스팩 발기인으로 직접 자본을 투자하기 때문에 가능성 있는 기업을 합병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우회상장이라 부실한 기업 아니냐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규 상장이 예고된 스팩만도 11개에 달한다. 한화ACPC스팩, 하이제3호스팩, 대신밸런스제1호스팩, 미래에셋3호스팩, 대우스팩3호, NH스팩5호, 한화엠지아이스팩, 대우SBI1호, 유진ACPC스팩2호, 하나머스트4호스팩, 한화에이스스팩1호 등이다.
스팩에 가장 많은 발기인으로 참여한 투자회사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스팩과 합병을 통해 상장하다보니 주가상승률이 높은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기업이나 벤처캐피털들이 먼저 스팩 상장을 문의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들어 피합병 법인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는 점은 주의할 대목이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질수록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 <용어 설명>
▷ 스팩(SPAC·Specified Purpose Acquisition Company) : 스팩은 주식 공모로 자금을 모아 상장한 뒤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한 서류상 회사다.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청산하며 이때 투자자 원금은 보장된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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