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는 눈길을 끄는 인물의 시구자가 있었다.
이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42)가 피습 상처를 딛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다.
두산 유니폼 상의에 캐주얼한 반바지를 입고 마운드에 오른 리퍼트 대사는 안녕하세요. 세준이 아빠 리퍼트입니다. 한국 야구팬 여러분 반갑습니다”며 시구를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또 팬 여러분, 많은 치맥(치킨+맥주)을 함께 해요. KBO리그 파이팅”이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 포수 양의지를 향해 힘차게 시구를 마친 리퍼트 대사는 환호하는 야구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퇴장했다. 관심을 모았던 건 리퍼트 대사의 왼손이었다. 지난달 피습 후유증으로 왼손에 달려 있던 ‘로봇손 보조기 대신 야구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다.
지난해 10월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야구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부인과 함께 메이저리그팀인 워싱턴 내셔널스 모자를 쓰고 한국시리즈 기념 점퍼를 입은 채 쌀쌀한 날씨임에도 경기를 끝까지 관람했다.
같은 해 12월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참석하는 등 한국 프로야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리퍼트 대사는 7회말 두산의 공격이 끝난 뒤 ‘키스 타임에서 구장 카메라가 자신과 부인을 비추자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가볍게 키스를 나누고 박수를 받았다. 리퍼트 대사는 관중의 환호에 답하는 의미로 맥주잔을 들어 보였다. 야구를 통해 한·미 양국이 더욱 가까워지길 바란다는 리퍼트 대사의 스킨십 외교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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