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 성완종 측근들 다이어리·수첩 34개 확보
입력 2015-04-17 16:35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주요 의혹에 연루된 성 전 회장 측근 인사 등으로부터 다이어리와 수첩류 34개를 확보, 집중 분석중입니다.

특별수사팀은 지난 15일 경남기업 본사 및 관계사 3곳, 성 전 회장 측근 등 11명의 주거지와 부동산 등지에서 다이어리와 수첩류 34개, 휴대전화 21개, 디지털 증거 53개 품목, 회계전표 등 관련 파일 257개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성 전 회장의 차량에 장착돼 있던 고속도로 하이패스 단말기도 입수해 이용기록을 복원·분석하고 있습니다.

성 전 회장과 측근 인사들의 행적과 금품거래 관련 정황을 담은 자료가 그만큼 방대하다는 뜻이어서 검찰의 압수품 분석 결과가 주목됩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현재 수사 방향은 최대한 많은 자료로 특정한 상황을 최대한 복원하는 것"이라며 "복원이 끝나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관련자 진술 등 핵심적인 증거가 없는 부분이 중점적인 복원 대상"이라며 "아직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부족하며 소환 조사는 자료 검토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수사의 앞날은 알 길이 없고 수사 속도 등에 비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귀인'(제보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방대한 압수품 중 내용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분석을 마무리했고, 삭제된 흔적이 있는 것들은 대검의 과학수사 지원부서인 디지털포렌식 센터의 복원 작업을 거쳐 이날부터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복원된 자료 내용을 기존 압수품 분석 결과와 대조하며 금품거래 정황을 뒷받침할 유력한 수사 단서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압수품 분석을 통해 주요 의혹에 연루된 성 전 회장 측근 인사들의 과거 동선을 대체로 파악했습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성완종 리스트') 속 인물 8명 중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관련 정황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나타난 의혹을 중심으로 측근 인사들과의 당시 동선을 추적한 것입니다.

성 전 회장이 2011년 5∼6월 옛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후보로 나선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주장,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선 이완구 총리 측에 3천만원을 지원했다는 주장 등이 측근 동선을 추적한 주요 의혹들입니다.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여야 정치인 14명에게 불법 자금을 제공한 장부를 검찰이 확보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형태의 자료는 현재까지 수사팀이 눈으로 확인한 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취재진이 박근혜 대통령 순방기간 이완구 총리에 대한 수사 방향 등을 묻자 "수사논리대로만 가겠다. 한 칸, 한 칸 채우는 데 주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검찰은 이날부터 디지털포렌식 센터의 복원 결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뒤 조만간 사건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할 방침입니다.

성 전 회장이 홍 지사에게 줄 금품을 맡겼다는 전 경남기업 부사장 윤모씨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이모씨, 주요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모 경남기업 홍보 상무 등이 우선적인 소환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 총리의 2013년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 캠프 관계자나 홍 지사의 2011년 당대표 후보 경선 캠프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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