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에스엠, 中현지화시스템 도입 리스크 줄여
입력 2015-04-13 17:24  | 수정 2015-04-13 20:03
◆ 기업 분석 / 에스엠 ◆
에스엠에 악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주가 역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에스엠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초 5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도 3개월째 3만원 안팎에서 머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에스엠 전체 매출에서 일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27.4%에 달한다. 중국 매출 비중(13.9%)보다 훨씬 높다.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실적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다.
2012년 1400원 수준이던 원·엔 환율이 2013년 1100원, 2014년 900원대 수준으로 계속 낮아지면서 일본 내 공연과 음반 판매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입이 급감했다.

게다가 지난해 6월 세무조사 후 102억원의 법인세를 추가 납부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의 10% 수준인 1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2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사옥 이전과 코엑스 아티움 사업 시작에 따른 임차료 및 인건비 증가 등 일회성 비용 지출도 컸다.
현재 에스엠 주가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은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이탈 가능성이다. 지난해 5월 인기 절정의 보이 그룹 EXO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와 루한이 팀을 이탈하면서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외국인 멤버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땅히 없다는 사실에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에스엠이 지난해 겪었던 일련의 악재들이 글로벌 기획사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일본에 진출할 때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가 주가가 회복됐던 만큼 오히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설명이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마다 멤버 이탈 문제를 겪었다"며 "2009년 일본에서 인기를 끌던 동방신기의 멤버 이탈로 주가가 반 토막 났지만 그때의 경험 덕분에 이후 소녀시대와 샤이니가 일본에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고 주가도 이탈 전보다 더 올랐다"고 말했다.
에스엠은 지난주 현지화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중국인 멤버의 중국 내 활동에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개인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려서 활동할 수 있게 해주고 대신 중국 내 매출에서 발생하는 수입의 일부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EXO 멤버인 레이가 개인사무소(워크숍)를 차린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중국인 멤버와의 계약을 중국 현지 법을 토대로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계약 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중국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한국 법에 따라 전속계약을 맺다 보니 멤버가 무단 이탈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에 따라 멤버 이탈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중국 현지법인과의 합작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많은 마케팅 비용이 들었던 에스엠 아티스트들도 자리를 잡는 모양새여서 올해는 에스엠의 수익성이 좀 더 나아질 전망이다. 샤이니 종현, 에프엑스 엠버가 독립에 성공한 가운데 한동안 '유망주'에 그쳤던 레드벨벳이 올해 새 앨범 발표 후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사태로 약 석 달 동안 가수들의 앨범 발매가 전면 중지됐던 만큼 올해는 적어도 한 분기 실적만큼 작년보다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4년 제작비용만 투입하고 정작 드라마를 방영하지 못해 적자 폭이 컸던 에스엠의 영상콘텐츠 자회사 SM C&C도 올해 2개 이상의 드라마가 공중파 방송에서 선보일 예정이어서 에스엠 실적 호전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에스엠은 SM C&C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엠은 작년 하반기 일본에서 진행된 콘서트를 올 상반기 실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샤이니 아레나투어(20만명), 엑소 아레나투어(9만명), 슈퍼주니어 돔콘서트(24만명) 등이 올해 실적으로 집계된다. 신규 사업도 긍정적이다. 에스엠타운 코엑스 아티움은 현재 일평균 방문객이 2000명 수준으로 올라온 상황이다. SM C&C를 활용한 해외 관광객 대상 여행상품 판매로 더욱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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