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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봄 골프···그린 주변서 `퍼더덕 샷` 안하려면
입력 2015-04-13 09:31 

누런 잔디 사이로 옅은 초록색이 하나 둘씩 삐져 나오는 것을 보면서 골퍼들은 점점 골프의 계절이 돌아온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봄철 골프장은 여전히 겨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샷은 좋은 상태의 잔디 위에, 또 다른 샷은 잔디가 듬성듬성 맨땅 같은 곳에 놓이기도 한다. 달콤하기도 하고 쌉싸름하기도 한 게 이른 봄의 골프다.
이런 때는 봄철에 맞는 ‘똑똑한 코스 공략법이 필요하다.
스코어를 줄이는 데는 그린 근처 쇼트게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겨울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 그린 근처이기 때문이다. 거의 맨땅 수준인 곳이 많다. 정신을 집중해서 샷을 하지 않으면 뒤땅이나 토핑이 자주 나온다.
봄철 그린 근처 쇼트게임의 제1원칙은 ‘굴려서 붙여라이다. 잔디 상태가 나쁜 곳에서는 띄워서 핀에 붙이는 게 만만치가 않다. 샌드웨지 보다 피칭웨지가, 9번 보다는 8번 아이언으로 공략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이언을 퍼터처럼 구사하는 퍼트칩 요령을 알면 그린 근처에서의 공략이 쉬워진다. 상황에 맞게 피칭부터 7번 아이언까지 알맞은 것을 선택해 퍼팅 그립을 잡고 퍼팅하듯이 샷을 하는 게 대략적인 요령이다.
그립은 퍼팅을 할 때와 비슷하게 손바닥 그립을 한다. 공은 약간 오른발 쪽에 둔다. 오른쪽 눈 바로 아래에 놓는다고 하면 적당할 듯하다. 스탠스는 칩샷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한다. 좁게 서고 타깃 방향으로 10도 정도 오픈한다.
하지만 칩샷을 할 때보다 좀 더 꼿꼿하게 서는 게 좋다. 퍼팅할 때도 어깨를 많이 구부리는 골퍼라면 꼿꼿하게 서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퍼팅한다는 기분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게 배분도 칩샷보다는 퍼팅에 가깝게 하는 게 현명하다. 왼발에 60%, 오른발에 40% 배분하면 적절하다고 골프 교습가들은 말한다. 통상적으로 칩샷을 할 때는 왼발 75%, 오른발 25% 정도로 놓는다.
가급적이면 내리막 퍼팅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스코어를 줄여준다. 물론 퍼트칩보다는 퍼터로 굴려서 공략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린 밖에서 핀에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퍼터를 두고 ‘텍사스웨지라고 한다.
텍사스웨지 샷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를 맞추는 것이다. 그린 밖에서는 그린 위에서보다 공이 덜 구르기 때문에 평소보다 세게 쳐야 한다. 통상적으로 그린 밖에서 퍼터를 사용할 때 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숏게임의 대가 톰 왓슨은 생각했던 것보다 세게 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린 밖 세기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잔디가 짧을 때는 그린의 1.5배, 길 때는 2배 정도로 거리를 더 환산하면 좋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자신 있는 스트로크다. 대부분 핀을 지나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다 처음 생각했던 세기로 스트로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봄 바람에 맞서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봄 골프 때 가장 스코어를 나쁘게 하는 요인은 바람이다. 봄바람은 방향이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 앞바람이었다가 뒷바람으로 변하고, 오전과 오후의 바람 세기와 강도가 다르다.
바람을 이겨보겠다고 무모하게 덤볐다가는 더블, 트리플 보기가 숱하게 나온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클럽 선정과 타깃 정렬이 필요하다. 또 맞바람과 뒷바람일 때 스윙이 달라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히 티샷할 때 티 높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전술이 필요하다. 맞바람일 때는 바람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티를 낮게 꽂고 펀치샷 형태로 스윙한다. 평소보다 공을 약간 오른쪽에 두고 낮은 피니시를 가져가는 것이 방법이다. 반대로 뒷바람일 때는 티를 높게 꽂고 바람에 공을 실어 멀리 보낸다.
위험한 샷을 하지 않는 것도 봄철 똑똑한 코스 공략법 중 하나다. 정말 결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프로골퍼조차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샷은 시도하지 않는다. 왕년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은 한술 더 떠서 성공 확률이 80% 이상이 아니라면 그 샷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봄에는 티샷이 잘 맞았더라도 서너 번에 한 번쯤은 디봇으로 향한다. 디봇에 들어가면 자신감이 없어지는 게 보통이다. 이런 때는 클럽을 짧게 잡고 공을 평소보다 약간 오른쪽에 놓은 뒤 4분의 3 스윙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임팩트에 집중하면서 샷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약간 펀치샷과 비슷한 방법으로 하면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하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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