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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호날두? 56연속 실패에도 프리킥 독점
입력 2015-04-13 06:01 
호날두(7번)가 아틀레티코와의 수페르코파 원정 2차전에서 특유의 직접프리킥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포르투갈)가 과거와 달리 저조한 직접프리킥 능력에도 여전히 전담 키커로 나서고 있다.
호날두는 11일(이하 한국시간) SD 에이바르와의 2014-15 스페인 라리가 31라운드 홈경기(3-0승)에서 전반 21분 직접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3-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원정 2차전(4-0승)에서 후반 45분 팀 4번째 골 이후 347일 만의 공식경기 직접프리킥 득점이다.
미국 스포츠방송 ESPN는 레알-에이바르 경기 후 호날두가 클럽과 대표팀 포함 56연속 직접프리킥 실패의 사슬을 깼다”고 보도했다. 최근 공식경기에서 57차례 직접프리킥을 시도하여 단 1번 성공했다는 얘기다.
호날두(7번)가 아틀레티코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직접프리킥을 차고 있다. 이렇게 수비벽에 맞는 장면은 최근 호날두에게 흔하게 볼 수 있다. 사진(포르투갈 리스본)=AFPBBNews=News1

347일 동안 정확도 1.75%에 불과한 선수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과 국제축구연맹(FIFA) 7위 포르투갈대표팀의 직접프리킥 전담 키커라는 것은 호날두의 이름값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아무리 세계축구 최우수선수상인 FIFA 발롱도르를 2013·2014년 연속 수상한 호날두라고 해도 이는 부당한 처사임이 분명하다.
호날두는 2014-15 라리가 및 챔피언스리그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53차례 슛하여 4골을 넣었다. 물론 여기에는 직접프리킥뿐 아니라 동료의 간접프리킥을 머리나 발로 득점한 것도 포함된다. 그래도 성공률은 7.5%(4/53)에 그친다.
지난 1월 11일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는 레알 공격수 개러스 베일(26·웨일스)와 호날두의 라리가 직접프리킥 비교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베일은 2013년 9월 1일 이적료 9400만 유로(1090억9922만 원)에 입단한 후 성공률 20%(3/15)로 호날두의 7.69%(3/39)보다 2.6배나 높았다.
대표팀에도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세트피스 득점률 25%(1/4)인 나니(29·스포르팅 CP)가 있다. 레알과 포르투갈 모두 굳이 최근 성공률이 2% 미만인 호날두가 직접프리킥을 찰 이유가 없다.

베일은 지난 2~3월 리그 6경기 연속 골·도움 실패라는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다. 호날두가 택도 없는 직접프리킥을 남발하지 않고 베일이 레알의 전담 키커였다면 부진 탈출도 더 빠르지 않았을까.
2014-15시즌 무려 43경기 49골 22도움으로 맹활약하는 호날두의 기량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직접프리킥으로 한정한다면 과거에는 잘했다고 해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인하고 일선에서 물러날 때가 됐다. 하지만 현실은 앞으로도 56연속 실패하는 호날두를 볼 가능성이 높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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