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주총 의안 반대율도 양극화

올해도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안건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반대 의결권 행사에서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10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의결권 행사 공시를 낸 407개 안건 중 67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의안 반대율은 16.5%로 집계돼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 공시를 낸 80개의 기관투자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8%) 메리츠자산운용(7.8%) 베어링자산운용(7.5%) 알리안츠생명보험(6.3%) 순이었다. 의안 반대율 상위 5개사의 평균 반대율(9.21%)은 전체 운용사 평균(1.9%)보다 월등히 높았다. 기관투자가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일부 운용사에 편중돼 있다는 얘기다. 코스닥 등록기업 주총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37.8%) 동양자산운용(24.6%)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21.9%)의 의안 반대율이 높았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들 운용사가 주주 권익에 반하는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의결권을 행사한 기관투자가 중에는 의안 반대가 한 건도 없는 경우도 많았다. 코스피 상장기업 주총에서 62.5%(51개사), 코스닥 등록기업 주총에서 78.1%(50개사)의 기관투자가가 반대 의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매일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 공시를 확인한 결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GS자산운용 등이 모든 의안에 찬성해 '거수기' 노릇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분석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운용사 대부분은 지난해 펀드 수익률이 저조했다.
프랭클린(-11.3%) 신한BNP파리바(-11.1%) GS(-9.1%)는 10% 가까운 손실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주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의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