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9일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카터 장관의 방한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카터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언급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터 장관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뒤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한다. 국방장관회담의 공식 의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 방안,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후속 조치 등이지만 첨예한 논란거리인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이후 열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이후 한 장관과 카터 장관은 평택 2함대사령부에 있는 천안함 선체를 방문하고 희생 장병을 추모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카터 장관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한미동맹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장관은 방한 당일인 9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주한미군 장병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기지 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등 주요 시설도 둘러봤다.
최근 미국 정부와 군 고위급 인사들이 잇달아 북한의 군사능력에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자 사드 배치 문제와 연결짓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날 윌리엄 고트니 미 북부 사령관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 실전배치와 핵탄두 소형화 달성 등 이례적으로 군사정보를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반발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이북제중(以北制中) 전략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한·미간에 이같은 기류에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방부의 관계자는 나중에 사드 배치 문제가 공식화되면 중국을 상대로 북한 핵 위협에 따른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핵 억제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드 배치를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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