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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야유’ 이겨낸 봉중근, 스스로 자존심 지켰다
입력 2015-04-08 22:03  | 수정 2015-04-08 22:06
8일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 말 1사에서 LG 봉중근이 한화 팬들의 연호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얄궂은 운명의 승부는 또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에게 휴식을 주지 않았다.
8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가 열린 한화생명이글스파크. 8회초 정성훈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3-2 리드를 잡은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1루 더그아웃 뒤 관중석이 술렁였다.
LG는 필승조 이동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출격시켰다. 한화 홈팬들은 한 목소리로 봉중근! 봉중근!”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봉중근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전날(7일) 대전 한화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할 때도 마운드에는 봉중근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봉중근은 올 시즌 가까스로 1세이브를 올렸으나 2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32.40을 기록했다. 마무리 전환 이후 최악의 시즌 초반 성적.
봉중근은 이날도 불안했다. 첫 타자 대타 주현상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나이저 모건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한화 홈팬들은 봉중근”을 더 크게 연호했다. 봉중근으로서는 자존심이 크게 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봉중근의 수모.
봉중근은 크게 흔들렸다. 정범모마저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이젠 권용관과의 정면승부였다. 권용관은 2B1S 이후 봉중근의 4구째를 노려 3루 방면 안타성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 이 타구는 거짓말처럼 교체 투입된 3루수 윤진호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이미 3루를 떠났던 3루주자 송주호까지 베이스 터치아웃을 시키며 봉중근을 살렸다.
봉중근은 이날 등판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윤진호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또 한 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뻔했다. 그러나 이날 극적으로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2세이브째를 올렸다.
한화 팬들의 야유 속에서도 스스로 자존심을 지킨 경기. 자신감 회복을 위한 중요한 세이브였다. 한편 봉중근은 이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헨리 소사의 시즌 첫 선발승도 지켰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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