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백화점도 ‘땡처리’ 시대 도래···불황에 협력업체 재고 누적
입력 2015-04-08 17:00 

백화점에 의류를 납품하는 홈패션업체 A사는 요즘 불어난 재고물량 소진에 비상이 걸렸다. 이 업체 간부는 오랜 불황으로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크게 줄면서, 재고물량이 감당할수 있는 수준의 두배에 육박한다”며 재고를 털어야 자금이 돌고 신상품도 만들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내수침체 장기화로 제조업체들이 재고물량 처리에 사활을 걸자 급기야 백화점이 평소 박람회를 여는 전시장까지 빌려 사상최대 규모 ‘눈물의 떨이 행사에 나섰다. 이처럼 고급 백화점이 외부 전시장까지 빌려 대규모 땡처리 세일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8일 롯데백화점은 서울 양재동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근처에 위치한 컨벤션센터 세텍(SETEC) 제3전시관을 빌려 10~12일, 17~19일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창고개방 세일을 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잡화·의류 등 패션상품 재고소진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행사를 매년 두차례씩 열었다. 그 첫번째 행사는 이미 지난달 롯데호텔 컨벤션센터를 빌려 하루동안 치뤘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협력사들 재고누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이를 타개하기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대형 전시장까지 빌려 ‘출장 판매하는 초강수를 마련한 것이다.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인 내수불황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행사장소인 세텍 제3전시관은 롯데호텔 행사장 면적 1120㎡(340평) 보다 3배가량 넓은 3300㎡(1000평) 에 달한다.
참여 브랜드수와 세일물량도 역대 최대 규모다. 생활가전 식품 해외명품 잡화 골프 등 전 상품군 300여개의 협력사가 참여해 150억원 물량의 상품을 최대 80%할인해 초특가로 판매한다. 1차 ‘리빙&푸드페어행사에서는 80개사가 참여해 생활가전, 가구와 주방, 식품 상품군을 판매한다. 2차 행사는 220개사가 참여해 해외명품 잡화 골프·스포츠·아웃도어 등 패션상품을 총망라해 역시 초특가로 판매한다. 또 부산 명물 ‘삼진어묵, 속초 명물 ‘만석 닭강정 등 국내 유명 먹거리도 집객용으로 참여한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과다한 재고로 힘들어하는 협력사들이 단기간에 대량 재고를 떨어낼 수 있도록 ‘초대형 출장판매라는 유례없는 행사를 마련했다”며 협력사들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행사마진도 종전보다 2~10%포인트 낮게 책정했다. ”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협력업체들의 재고소진을 위해 10일부터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 등 주요 점포에서 패션상품 최대 70%세일에 들어간다.
[김주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