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봉 ‘억’소리 나는 메지온, 실적은 ‘글쎄’
입력 2015-04-06 15:48  | 수정 2015-04-06 15:50

직원 평균연봉 1위에 오른 코스닥 상장 의약품 연구개발업체 메지온이 영업실적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기간 대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업체라는 특성 탓에 아직까지 가시화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지온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2100만원으로 2014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2월 결산 법인 2306개사 중 1위다. 고액 연봉으로 잘 알려진 한국거래소의 지난해 평균 연봉인 1억11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임원 보수도 높은 편이다. 박동현 메지온 대표이사는 지난해 보수로 급여 12억원, 상여금 1억3300만원 총 13억33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 같은 직원과 대표의 고액 연봉에 비해 실적은 좋지 못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은 제자리걸음하는 데 비해 적자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49억1640만원으로 2013년의 24억7300만원대비 2배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매출액은 2013년 44억200만원, 2014년 48억5700만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심지어 지난해 2분기에는 매출액이 ‘0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도 마찬가지다. 2013년 8억3000만원 수준이던 당기순손실은 1년 새 3배 늘어난 25억6800원으로 손실액이 크게 뛰었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의 매출액은 2012년 대비 절반 수준인데, 이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기술수출 계약료 34억3700만원이 2012년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영업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러시아 지역에서의 발기부전증 치료제 뿐이다.
매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신약개발과 메지온의 특수성을 감안해 임상 진행 현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발기부전 치료제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메지온의 경우 생산을 하지 않는 대신 임상단계에 있는 신약물질의 수출 계약에 집중하는 개방형 R&D(연구개발) 업체의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지온은 임상단계에 있는 신약물질의 특허와 판권을 라이센싱 계약해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러닝로열티를 수취하는 업체”라며 올해 하반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미국 임상 3상 시작으로 마일스톤 500만달러 수취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임상 파이프라인의 가치와 약 4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상당히 저평가돼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메지온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392억2900만원이다.
발기부전증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진행 상황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근 메지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유데나필의 신약허가 신청 접수가 완료됨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지역 파트너인 액타비스에서 800만달러(약 88억7440만원)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FDA 최종 신약 허가 여부는 내년 1월 결정될 예정이다. 메지온은 이번 FDA 접수를 마지막으로 액타비스로부터 발기부전증 치료제와 개발이 진행 중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의 미국 캐나다 개발·판매 독점권을 회수하고, 새로운 파트너와 기술 수출 계약에 나설 예정이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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