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환골탈태` 코오롱그룹株…재무 개선·바이오랠리에 고공행진
입력 2015-04-05 17:04 
높은 부채 비율과 부진한 실적으로 홍역을 앓던 코오롱그룹주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자회사의 자산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최근 제약주 랠리 속에서 바이오신약 가치까지 부각되면서 주가가 비상하고 있다.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오롱 주가는 장중 3만62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종가 기준으로도 작년 말 2만1300원에서 이날 3만5400원까지 주가가 66.2% 오르는 등 올해 들어 상승세가 매섭다.
지주회사 코오롱 주가가 이처럼 힘을 받는 배경에는 자회사들의 체질 개선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주사가 지분 61.8%를 보유하고 있는 주력 자회사 코오롱글로벌의 주가가 3일 하루 7.96%, 연초 이후 152.6% 급등하면서 주가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18.9%) 코오롱생명과학(12.5%) 코오롱머티리얼(11.2%) 등 계열사의 동반 강세도 뚜렷하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의 재무구조 개선과 올해 연이은 수주가 지지부진하던 코오롱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라며 "또 최근 한미약품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목격한 투자자들이 코오롱의 바이오 자회사도 라이선스 아웃이나 프리IPO(기업공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까지는 개발 중인 신약이 임상 한 단계씩 넘어갈 때마다 성공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더 컸지만 지난달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릴리와 7600억원 규모 기술 수출계약을 맺자 염려가 기대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의 미국 내 자회사 '티슈진'은 올 하반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의 라이선스 아웃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자회사 코오롱생명과학도 당장 올해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식약처에 티슈진-C에 대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 상업화가 임박할수록 주가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코오롱의 주력 자회사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산을 잇달아 매각해 재무 부담을 크게 덜었다. 그 결과 지주사 코오롱의 연결 순부채는 2013년 말 6807억원에서 작년 말 5910억원으로 줄어들고, 부채 비율이 356%에서 289%로 낮아졌다.
작년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 등으로 1250억원어치 회사채를 상환한 데 이어 덕평랜드(매각대금 560억원) 김천에너지(600억원) 코리아이플랫폼(380억원) 등 자산을 차례로 팔아 무려 154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덕분이다. 매각차익만 1140억원에 달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9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갚고, 이자비용이 크게 절약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일 1037억원 규모의 서산 테크노밸리 주택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스리랑카 관청에서 774억원 규모의 상수관로 보수·교체 사업을 낙찰받는 등 올해 수주 성과도 순조로운 상황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오롱은 그동안 자회사의 재무적 리스크가 주가 상승을 가로막던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였다"면서 "코오롱글로벌 자산 매각으로 저평가 요인이 해소됐고,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까지 올해 양호할 것으로 보여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핵심 자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작년 4분기 부실을 털어내고 올해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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