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면허 취소...처벌 실효성 논란

윈저와 조니워커 등의 양주를 국내에 들여와 팔고 있는 세계 최대의 다국적 주류회사 디아지오의 한국 법인에 대해 국세청이 면허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이 탈세 조사를 반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디아지오가 다른 업체를 통해 사실상 영업을 계속하도록 허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건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면허자에게 술을 판 사실이 드러나 디아지오 코리아가 국세청으로부터 수입업 면허 취소과 함께 벌금 2억 9천만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회사 정책과 수입면허 조건에 위배되는 무면허 중간 도매상과의 부적절한 거래에 일부 직원들이 관여됐다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올들어 4월까지 국내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진로발렌타인스가 35.5%로 1위를 차지했고, 디아지오는 34.7%로 양사가 거의 대등한 양상을 보여 왔습니다.

이번 디아지오의 수입 면허취소로 일단 국내 위스키시장 판도에 약간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일각에서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디아지오가 여섯달 전부터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면허 취소를 대비해 도매상들에게 물량을 미리 떠넘기는 이른바 '밀어내기'를 시도해 상당한 물량을 사전에 거래선에 소화시켰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디아지오는 국세청 조사 이후 올들어 4월까지 월별 점유율이 오히려 32%에서 37% 가까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디아지오는 영국 본사에서 결정한 제3 업체인 한창인터내셔널을 통해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면허 취소에 앞서 사전 작업을 이미 해왔음을 사실상 시인한 셈입니다.

게다가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앞으로 한달간은 유예기간이 있고, 6개월 뒤에 면허 재취득 신청을 할 수 있어 국세청 처벌은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건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