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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언론 안정환 재조명…“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선수”
입력 2015-04-04 13:31  | 수정 2015-04-04 13:52
안정환(19번)이 이탈리아와의 한일월드컵 16강에서 골든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9번은 설기현. 사진(대전월드컵경기장)=AFPB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02 한일월드컵 16강 골든골로 한국의 준준결승 진출을 견인한 안정환(39·MBC 해설위원). 당시 피해자였던 이탈리아에는 여전히 잊히지 않는 이름인 것 같다.
이탈리아 매체 ‘보치 디 스포르트는 3일(한국시간) 안정환은 한일월드컵 골든골로 이탈리아에 ‘사형을 집행했다. AC 페루자 임대 시절 쌓였던 분노를 폭발시킨 결과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선수였다”면서 경력 전반을 재조명했다. A4 기준 2장을 넘는 장문이다.
한국프로축구 부산 소속으로 안정환은 1998~2000년 88경기 44골(리그 54경기 27골)을 기록했다. 페루자는 안정환의 활약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임대를 결정했다”고 설명한 해당 매체는 세리에 A에서 안정환은 한국과 달리 경기장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가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였고 그나마도 빨라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열성적으로 뛰는 것도 아니었다. 무기력했다”고 회상했다.
안정환의 부진에는 경기 외적인 이유도 상당했다. 안정환의 이탈리아 부적응은 심각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디저트만 몇 달간 먹어 본의 아니게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면서 언어 문제로 자신에게 패스를 달라는 말이 동료에게는 정반대로 이해되기도 했다”는 언급에서 당시 안정환의 고생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페루자는 안정환이 한국에서 보여준 빠른 드리블과 골 감각에 반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2시즌 동안 33경기 5골(세리에 A 30경기 5골)에 그쳤다. 기대했던 결정력이나 기민함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안정환의 이탈리아 활약을 결산한 ‘보치 디 스포르트는 이탈리아가 안정환의 골든골로 탈락한 다음 날 페루자의 소유주인 가우치 가문은 ‘이탈리아대표팀을 상대로만 경이로웠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에 안정환은 ‘나는 국가대표라는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응수하고 ‘반역자라는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는 아시아로 돌아갔다”고 돌이켰다.
안정환의 골든골로 한국이 한일월드컵 8강에 진출한 후 독일-미국 8강전 관중석에 등장한 ‘이탈리아는 강하나 페루자는 어리석다는 플래카드. 사진(울산문수축구경기장)=AFPBBNews=News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에 실패하자 안정환은 J리그의 시미즈 에스펄스와 계약했다. 이후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FC 메스(프랑스), MSV 뒤스부르크(독일)와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를 거쳐 다롄 스더(중국)에서 은퇴했다”고 페루자 이후 경력을 정리한 해당 매체는 안정환은 프랑스와 독일 1부리그를 경험했으나 세리에 A에서처럼 기복이 있었다. 일본에서 2차례, 중국에서 1번 시즌 10골 이상을 기록했으나 성공적인 경력은 아니다. 예리했던 재능을 생각하면 더 보여줬어야 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여전히 안정환은 한국의 국가적 영웅이다. 미인대회에 입상한 화려하고 매력이 넘치는 배우자도 있다”고 전한 ‘보치 디 스포르트는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앞으로도 ‘배은망덕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탈리아의 한일월드컵 탈락이라는 부도덕하고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라는 말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페루자 입단 전 안정환은 1999년 K리그 MVP로 한국프로축구를 평정했다. 국가대표로는 A매치 71경기 17골. 월드컵 10경기 3골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경기 2골로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dogma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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