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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결산] 3월의 그라운드, 어떤 사건이 있었나
입력 2015-04-04 06:01 
영화배우 윌 페럴은 일일 야구선수로 깜짝 활약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정규시즌 때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선수들의 몸이 덜 풀린 상태다 보니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 나오기도 하고, 한낮의 강렬한 햇빛에 골드글러브 경력의 선수가 평범한 뜬공을 놓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황당한 사건들이 이번 시범경기에서 벌어졌다. 정규시즌 때는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선수는 1명, 포지션은 10개 한국시간으로 지난 3월 13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5개 시범경기에서는 특별한 선수가 등장했다. 영화배우 겸 코미디언 윌 페럴이 경기에 참가한 것.
그는 메사의 호호캄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템피(시카고 컵스 대 LA에인절스), 스캇츠데일(신시내티 레즈 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글렌데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대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오리아(LA다저스 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 피닉스 인근 5개 도시를 돌며 10개 팀 소속으로 10개 포지션을 모두 소화했다.
이번 행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HBO가 공동 기획한 것으로, 암 환자들의 대학 진학을 지원하는 ‘캔서 포 컬리지(Cancer for Collage) 재단을 지원하고,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모든 포지션을 뛰었던 버트 캄파네리스를 헌정하는 목적으로 준비됐다.
페럴이 당시 착용했던 유니폼과 포수 보호 장비, 더그아웃에 게시됐던 오더지, 사용했던 공 등은 현재 경매가 진행중이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팬과 야구인들은 그의 등장을 반겼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한다면 곤란하겠지만, 타자 한 명을 상대하는 것 정도는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리고 스프링캠프 아닌가. 시즌 준비는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좋은 일을 위해 한다는 생각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벌떼 소동 야구장에 벌떼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3월 9일 애리조나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즈와 LA에인절스의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5회 경기 도중 좌중간 외야 쪽에서 등장한 벌떼는 홈플레이트 뒤편 보호망에 걸려 있던 마이크를 점령했다.
보호 장비를 갖춘 전문가가 등장해 스프레이로 마이크에 달라붙은 벌들을 떼내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경기는 약 9분가량 지연됐다.
에인절스는 지난 2013시즌에도 정규 시즌 도중 두 차례나 경기장에 등장한 벌떼로 경기가 지연된 일이 있었다. 참고로 이들의 트리플A 구단 이름은 ‘솔트레이크 비스(bees)다.
로이드 맥클렌던 감독의 퇴장 본능은 시범경기에서도 빛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퇴장 아티스트 로이드 맥클렌던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의 별명은 ‘퇴장 아티스트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하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 시절에는 1루 베이스를 뽑아버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일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다시 한 번 ‘퇴장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줬다. 구심과 격렬한 언쟁을 벌인 끝에 퇴장 명령을 받은 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코치에게 오더지를 넘긴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굿이어 볼파크 클럽하우스 출입구는 우측 외야에 있다. 그라운드를 비켜서 파울구역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는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방법을 택했다. 가는 길에 구심과 다시 한 번 언쟁을 벌여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되살아난 라이벌? 2013년 난투극을 벌였던 두 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LA다저스가 다시 한 번 사구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3월 24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경기에서다.
다저스 선발 크리스 앤더슨이 1회초 1사 2루에서 마크 트럼보를 맞히자 이어진 1회말 애리조나 선발 다니엘 허드슨이 저스틴 터너를 맞혔다.
톰 우드링 구심이 양쪽 더그아웃에 주의를 줬지만, 5회 애리조나의 두 번째 투수 앨런 웹스터가 터너를 다시 한 번 맞히는 일이 벌어졌다. 구심은 바로 웹스터와 칩 헤일 애리조나 감독에게 퇴장을 명했다. 8회에는 애리조나 마이너리그 투수 데릭 에텔이 다저스 타자 딜론 모이어를 맞히고 또 다시 퇴장당했다. 글렌 셜록 벤치코치도 함께 퇴장당했다.
애리조나는 2년전 다저스와의 악연을 떠올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두 팀은 이후 한 차례 더 시범경기에서 만났지만, 다행히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매팅리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를 일부러 맞히는 일은 절대 없다”며 구심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펜실베니아주 라이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벤치클리어링을 가졌다. 지난 31일 맥케크니필드에서 만난 두 팀은 4회 필라델피아 투수 케빈 슬로위와 피츠버그 타자 션 로드리게스가 벌인 신경전이 발단이 돼 5회초 종료 이후 벤치클리어링을 가졌다. 다행히 난투극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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