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발장 은행 문의 빗발…"기금이 부족해요"
입력 2015-04-02 20:02  | 수정 2015-04-02 20:31
【 앵커멘트 】
벌금을 못내 교도소에서 노역을 하는 사람이 매년 4만 명에 달하는데요.
이런 사람을 위해 한 달 전에 세워진 장발장은행에 이용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금이 부족해 혜택은 소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고아원을 나와 간간이 도배일을 하는 30대 김준호 씨, 지난해 1월 배가 고파 옷과 지갑을 훔치다 2백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씨로선 도저히 갚기 어려워 교도소의 노역형으로 내몰릴 상황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준호 / 장발장은행 대출자
- "어떻게 갚아요. 제가 갚을 능력도 안 되고. 노역소 살았다면 또 당했어요. 또 교도관들한테…. "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영화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입니다. 장발장은 조카를 위해 빵을 훔쳐 징역 19년을 살게 되는데요. 지금도 장발장처럼 벌금을 못내 교도소에서 노역을 하는 사람이 매년 4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장발장이 없도록 돈을 빌려주는 곳이 장발장 은행입니다."

돈을 빌릴 때 담보는 필요 없고, 6개월 이후 1년 내 이자 없이 원금만 갚으면 됩니다.


대출은 3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 중 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장발장은행입니다. 벌금형 받으셨으면…."

장발장은행엔 매일 3백 통가량 문의 전화가 쏟아지지만 지난달 문을 연 이후 대출을 받은 사람은 65명.

장발장은행은 100% 시민 기부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기금이 1억 4천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오창익 / 장발장은행 대출 심사위원
- "딱한 사정을 가진 이웃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능력이 모자라서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서 늘 죄송하고…. "

나아가 벌금의 분할 납부를 활성화하거나 기부를 확산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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