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수침체 직격탄…백화점·홈쇼핑株 울상
입력 2015-03-31 17:32  | 수정 2015-03-31 20:14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내수주들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가 내수 진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효과가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내수주 중에서도 대형 유통주는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반면 내수주 중에서도 화장품, 식음료주 등은 좋은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백화점이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백화점은 마이너스 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의 1~2월 누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역성장했다. 이 같은 매출 부진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백화점주의 대표 격인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지난해 이맘때 33만5000원에 거래되다가 약 1년 사이 주가가 40% 이상 떨어졌다. 지난 2월 6일에는 23만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 기간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10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줄었다. 지난해 4월 25만원까지 올랐던 신세계 주가는 31일 1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 역시 지난 1월 28일에는 15만8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백화점주의 부진 속에 지난달 26일에는 롯데쇼핑 주가가 대형마트 대표 격인 이마트 주가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롯데쇼핑 주가가 이마트보다 낮아진 것은 이마트가 신세계에서 분할상장된 2011년 6월 10일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홈쇼핑주 역시 실적 부진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유통주 중 편의점주는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BGF리테일은 6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연초 대비 60% 이상 올랐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배 판매량 감소와 구매건수 정체에도 편의점 점포가 5.9% 증가한 데다 담배 가격 상승, 설 연휴 동안 대체채널 역할 확대 등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편의점은 점포 증가, 구매건수, 구매단가 등 성장 3요소 모두 다른 오프라인 채널 대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주 부진 속에 내수주 중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주와 음식료주 등은 연일 주가가 상승세다. 국내 경기 침체에도 중국 시장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료주 대표 격인 오리온은 연초 100만원이던 주가가 3월 들어 가파르게 오르며 지난달 31일 기준 11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빙그레 역시 연초 6만6000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오리온은 '브라우니' '참붕어빵' 등이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최근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화장품주의 기세 역시 무섭다. 화장품주의 대장주 격인 아모레퍼시픽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끝 모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상승세에 교보증권은 이날 "아모레퍼시픽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중장기 성장성을 갖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1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소형 화장품주인 한국화장품, 한국화장품제조, 코리아나 등도 연초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며 신고가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소비 부진 속에도 개별 경쟁력이 강한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준기 KDB 대우증권 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 합리적 소비 행태 확산 등으로 내수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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