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별주식 선물시장 모처럼 기지개
입력 2015-03-31 17:15 
◆ 시장 분석 ◆
주요 파생상품 거래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개별주식 선물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 등 유동성 강화 중심으로 규제가 완화한 데다 개별종목의 주가 변동 위험관리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1일~3월 30일) 들어 주식선물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49만9983계약으로 지난해(39만3329계약)보다 27.1% 늘어났다. 특히 재작년 38만8138계약에서 작년 1.3%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 사이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 역시 작년 2690억원에서 올해 3566억원으로 32.6%나 뛰었다.
이 같은 경향은 다른 파생상품 거래가 감소하는 상황이라 눈에 더욱 띈다. 2013년 20만2311건에 달했던 코스피200 선물 하루 평균 거래량은 올해 13만9071건으로 2년 사이 31.3%나 줄었다. 코스피200 옵션 하루 평균 거래량 역시 같은 기간 235만42건에서 177만7342건으로 24.4% 감소했다. 3년 국채선물의 하루 평균 거래량도 11만8591계약에서 11만906계약으로 6.5% 떨어졌다. 파생상품 시장이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부진에 빠진 가운데 개별주식 선물 시장만 홀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개별기업의 주가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주식선물이 각광받으면서 성장세를 띨 수 있었다고 진단한다. 주식선물은 인수·합병, 경영권 분쟁 등의 이슈가 발생한 경우 위험관리가 쉬운 편이다. 주가 하락기에 보유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주식선물을 매도하면 주식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가격 하락 위험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식선물의 주요 투자 주체 가운데 금융투자업자와 자산운용사의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2014년 상반기 9.5%였던 금융투자업자 비중은 현재 14.98%로 늘어났고, 자산운용사 비중도 같은 기간 1.82%에서 2.42%로 뛰었다. 반면 선물거래의 주요 축인 개인 비중은 62.37%에서 58.54%로 낮아지는 모습이다.
작년 9월 도입된 시장조성자 제도가 개별 주식선물의 성장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거래가 잘 안되는 종목은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적은 측면도 있었지만 매수자와 매도자 간 호가가 잘 맞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시장조성자(증권사)는 거래소와 계약을 체결해 직접 거래에 뛰어들어 호가 차이를 좁히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투자자가 언제든지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셈이다.
[손동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