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코미디 빅리그의 ‘사망토론 팀이 드디어 ‘진짜 하나가 됐다.
‘아줌마, 여기 떡볶이 삼인분이랑 인지도 좀 주세요의 줄임말인 ‘아3인 김기욱·예재형·이상준. 떡볶이집 아줌마에게 인지도를 주문하던 아3인은 이제 그저 ‘아저씨 3인방이라고 여겨도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사망토론이 2014년 4쿼터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코미디 빅리그의 간판 코너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른 회사에 소속됐던 김기욱이 예재형, 이상준과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이들은 그야말로 ‘서류로 묶인 사이로 거듭났다.
제 2의 옹달샘을 연상시키는, 혹은 자처하는 아3인을 만났다. 세 사람의 역사부터 ‘사망토론 비하인드까지 이야기를 나누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들의 대화는 진심과 농담, 리스펙과 디스가 오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
◇ 세 사람이 함께 하게 됐다. 소감은 어떤가.
보여줄 때가 되기는 했는데 조금 더 숨길 거다.(웃음) 셋이 되니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김기욱 씨가 기타도 친다. 음악도 만든다. 앨범을 낸 적도 있고. 그렇다고 그렇게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냥 개그맨 치고.(웃음) 무튼, 그런 면도 함께 녹일 수 있을 거다.”(이상준)
이제 로봇 합체하듯이 완전체 됐다. 언젠가 헤어질 것이다.(웃음) 농담이고, 정말 든든하다. 뭔가 보여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어떤 거든 자신 있다. 기회가 되면 셋이 함께 음반을 내도 재밌긴 하겠다. 김기욱이 좋은 곡을 만들어준다면 하겠지만. 음.(웃음)” (예재형)
아무래도 함께 하게 되니 더욱 의지하게 된다. 서류상에는 없었다가 이제는 서류상으로 묶이게 되니 정말 하나 된 느낌이 든다. 안정감도 생기고, 한 배를 타게 됐다는 느낌이 든다.”(김기욱)
◇ 세 사람이 만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지.
‘코미디 빅리그를 하다가 원래 둘이 코너를 하려고 했는데 두 사람보다는 세 사람이 하면 더 나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러던 차에 김기욱 씨가 ‘함께 하자고 먼저 말해줬다. 그래서 함께하게 된 거다. 성격이 워낙 좋아서 금방 함께 하게 됐다.”(예재형)
사실 김기욱이 멀리서 우리를 봤던 것 같다.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면서 ‘적어도 저들과 함께 하면 굶어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게 분명하다.(웃음) 그리고 개그가 둘 보다는 셋이 하는 것이 영역이 더 많다. 셋이 하는 개그가 더 많고, 균형도 더 잘 맞다. 저와 예재형 둘이 할 때에도 한 명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싶다고 말을 했고, 저희도 많은 분들을 생각했다. 예제형 씨가 ‘이 정도라면 팀에 들어올 때 월세와 보증금을 받아도 될 정도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우리가 워낙 재밌게 놀아 보였던 것 같다.”(이상준)
김기욱 씨가 당시 한 코너를 하다가 잘 안 돼서 뿔뿔이 흩어졌다. 그 때에 우리도 한 명이 필요하던 찰나였는데 PD님께서 ‘김기욱 어떠냐고 추천하셨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게 된 거다. 이 친구도 우리와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하더라. 한 번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생각들이 서로 있었는데 마음도 잘 맞고, 호흡도 맞아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정말 타이밍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못 했을 거다.”(예재형)
그런데 딴 사람이었으면 더 잘 됐을 것 같다. 분명 더 잘 됐다”(이상준) (김기욱은 이 자리에 없었다. 예재형은 이 말에 적극 공감했다.)
◇ ‘사망토론은 독설이 오고가는 코너다. 때로는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독설을 하는 이상준의 캐릭터가 부러울 것도 같다.
‘사망토론 코너를 하면서 관객을 향해 외모를 지적하는 발언을 할 때가 있다. 사실 저도 그렇게 하고 나서 표정을 딱 보면 그 분이 기분이 나쁘신지 아닌지를 안다. 열 분 중 두 세 분 정도는 기분 나빠 하시더라. 제가 그 순간 죄송스럽기는 하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태어난 게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진짜 제가 잘생기고 꽃미남인데 그런 말을 했으면 개그가 안 됐을 거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그렇게 말한 분들 중 저보다 못난 분들은 없었다. 제가 훨씬 외모적으로 못하고, 제가 더 나은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그가 된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렸을 때에는 현빈, 원빈처럼 잘생기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보다 더 못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들이 오히려 저에게 ‘자기도 못생겼는데 나한테 왜 이래라고 생각하실 만큼 말이다. 언제나 제가 그 분보다 못생겼기 때문에 용서가 되지 않나 한다. 또 기분 나빠 하신 분들에게는 따로 사과를 드리기도 한다.”(이상준)
사실 저는 이상준 씨가 욕먹는 걸 보면서 ‘아 나는 여기 앉아있어야 겠구나. 이 자리가 내 자리구나 싶다. 제가 자연스럽게 자제를 하게 되는데, 이게 오래가는 방법이구나 싶다.(웃음) 욕심이 가끔 들기는 하지만 제가 욕심을 내봤자 싸우기 밖에 더 하겠냐. 워낙 찢어지는 팀을 많이 봤다. 그리고 이 코너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모습은 다른 코너에서 보여주면 된다. 자기 잘났다고 싸우면 금방 흩어지고 사라지게 된다. 서로 배려해서 오래 가고, 오래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정말 오래가는 거다.”(예재형)
독설은 욕심난다. 그런데 그게 있다. 이상준이 독설을 하면 사람들이 다 웃는데, 제가 독설을 하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 한다. 진짜인 줄 안다.(웃음)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평소에 이상준은 누가 ‘함께 사진 찍어 주세요 하면 ‘아이 귀찮게 이런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까르르 웃는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따라해봤다. 그랬더니 진심으로 기분 나빠 하더라. 저는 웃기려고 그런 건데. 아차 싶었다.”(김기욱)
◇ ‘사망토론의 디테일은 어디서 오나.
주제가 좋다고 해서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브라운관에 못 담을 때고 있고 말이다. 주제는 누구나 다 생각해봄직한 걸 끌어올린다. 말로는 못했지만 한 번 쯤 속으로 생각해봤던 것들로.”(예재형)
솔직히 사람은 착한 척만 하려고 한다. 저도 그렇게 살았었다. 앞에 누가 있으면 희망적인 얘기를 해줬다. 우리는 이 코너를 하기 전에도, 학교를 다닐 때에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게 많았다. 어쩌면 비관적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의 현실적인 시선 말이다. 그런 것들이 ‘사망토론 코너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다.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코너를 만들기에는 어렵지 않았다.”(이상준)
우리가 얼만큼 비관적이었냐면 2002 월드컵 때의 캐치프레이즈가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우리는 그걸 보며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고쳐 말했다. 비판적인 시선이 컸다.”(예재형)
남들이 안 하려는 말을 개그에 담아내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럽긴 했다. 관객 앞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싶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관객들의 웃음이 정말 ‘빵 터지더라. 처음에는 정말 신선하고 시원하다는 평들이 많았다. 지금은 조금씩 싫어하시는 분들도 생겨났다. 우리가 더 시원하게 하려고 오버를 하다가 수위 조절을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많은 분들이 재밌어해 주신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들을 한 적이 없어서 더 많이 좋아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다행인 거다.”(이상준)
◇ 수위 조절에 신경을 쓸 것 같다. 때로는 비판의 강도가 너무 세 위험해 보일 때도 있는 것 같다
수위 조절은 제가 아니라 방송심의위원회에서 해주신다.(웃음) 사실 역할이 그런 거다. 중간에서 제가 조절을 하고, 두 사람의 균형을 맞추는 것. ‘백분토론으로 따지면 손석희 선생님이다. 라이벌이다. 캐릭터 상 이상준은 라이벌이 김구라 선배님이고, 김기욱 씨는 유재석 선배님이다. 우리끼리는 ‘너는 손석희다 ‘너는 김구라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배움의 차이가 너무 커서.(웃음)”(예재형)
누구의 입맛에 맞출까 고민을 한다. 전에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르니 어떻게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이상준)
하지만 때로는 더욱 독하게 하고 싶다.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일들보다 더 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게 세상이다. 그래서 한 번 인터넷 방송으로 ‘시원하게 방송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온 적도 있다. 사실 지금은 예전처럼 지상파, 케이블 이런 게 없이 매체의 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더 재미만 있으면 인터넷 방송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인 버전도 많고, 지금보다 더 세게 나갈 수 있는 개그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 하지만 섣불리 하지 않는 것은 시청자들이 그렇게 ‘센 것들을 보다가 방송에서 하는 것을 보고는 시시하게 느낄까봐서다. 절반도 못 보여줬다.”(예재형)
◇ 세 명이 모이니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의 ‘옹달샘이 떠오른다. 앞으로 어떤 개그팀이 되고 싶나.
옹달샘 형들도 세 명이서 정말 재밌게 논다. 남들이 보기에는 ‘돌아이네라고 싶을 정도로 셋이 무언가를 만들면서 껄껄대고 하다가 그게 다른 사람들을 웃기기 시작한 거다. 우리도 그렇게 셋이 같이 노는 게 재밌어서 하게 됐다. 또 이렇게 같은 소속사에서 하게 됐으니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 같다. 같이 놀 수 있는 기회 말이다. 그게 우리끼리 재미있는 ‘돌아이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결과가 어찌됐든 우리 셋은 즐거울 것 같다. 잘 되든 안 되든.” (이상준)
충분히 끼가 많은 사람들이라 다 잘 될 것 같다. 옹달샘 형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부러울 때도 많다. 우리와 한 두 살 차이 나는 형들인데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위치가 우리보다 훨씬 위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나 우리도 보면서 연구하고 공부한다. 충분히 우리도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형들처럼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예재형)
옹달샘 형들만큼, 아니 더 잘 되고 싶고, 지금의 옹달샘들이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잘 하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 활동을 할 때에도 그 매력에 맞게끔 하는 팀이 되고 싶다. 이 팀이 모든 기반이 되는 것. 가수 그룹 멤버가 각자 활동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런 형태를 유지하고 싶다. 개그를 기반으로 각자의 능력을 뻗어나가는 팀이 되고 싶다.”(예재형)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아줌마, 여기 떡볶이 삼인분이랑 인지도 좀 주세요의 줄임말인 ‘아3인 김기욱·예재형·이상준. 떡볶이집 아줌마에게 인지도를 주문하던 아3인은 이제 그저 ‘아저씨 3인방이라고 여겨도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다. ‘사망토론이 2014년 4쿼터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코미디 빅리그의 간판 코너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른 회사에 소속됐던 김기욱이 예재형, 이상준과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이들은 그야말로 ‘서류로 묶인 사이로 거듭났다.
제 2의 옹달샘을 연상시키는, 혹은 자처하는 아3인을 만났다. 세 사람의 역사부터 ‘사망토론 비하인드까지 이야기를 나누니 어느 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들의 대화는 진심과 농담, 리스펙과 디스가 오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
◇ 세 사람이 함께 하게 됐다. 소감은 어떤가.
보여줄 때가 되기는 했는데 조금 더 숨길 거다.(웃음) 셋이 되니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김기욱 씨가 기타도 친다. 음악도 만든다. 앨범을 낸 적도 있고. 그렇다고 그렇게 잘 하는 건 아니다. 그냥 개그맨 치고.(웃음) 무튼, 그런 면도 함께 녹일 수 있을 거다.”(이상준)
이제 로봇 합체하듯이 완전체 됐다. 언젠가 헤어질 것이다.(웃음) 농담이고, 정말 든든하다. 뭔가 보여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어떤 거든 자신 있다. 기회가 되면 셋이 함께 음반을 내도 재밌긴 하겠다. 김기욱이 좋은 곡을 만들어준다면 하겠지만. 음.(웃음)” (예재형)
아무래도 함께 하게 되니 더욱 의지하게 된다. 서류상에는 없었다가 이제는 서류상으로 묶이게 되니 정말 하나 된 느낌이 든다. 안정감도 생기고, 한 배를 타게 됐다는 느낌이 든다.”(김기욱)
◇ 세 사람이 만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지.
‘코미디 빅리그를 하다가 원래 둘이 코너를 하려고 했는데 두 사람보다는 세 사람이 하면 더 나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러던 차에 김기욱 씨가 ‘함께 하자고 먼저 말해줬다. 그래서 함께하게 된 거다. 성격이 워낙 좋아서 금방 함께 하게 됐다.”(예재형)
사실 김기욱이 멀리서 우리를 봤던 것 같다.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면서 ‘적어도 저들과 함께 하면 굶어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게 분명하다.(웃음) 그리고 개그가 둘 보다는 셋이 하는 것이 영역이 더 많다. 셋이 하는 개그가 더 많고, 균형도 더 잘 맞다. 저와 예재형 둘이 할 때에도 한 명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싶다고 말을 했고, 저희도 많은 분들을 생각했다. 예제형 씨가 ‘이 정도라면 팀에 들어올 때 월세와 보증금을 받아도 될 정도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우리가 워낙 재밌게 놀아 보였던 것 같다.”(이상준)
김기욱 씨가 당시 한 코너를 하다가 잘 안 돼서 뿔뿔이 흩어졌다. 그 때에 우리도 한 명이 필요하던 찰나였는데 PD님께서 ‘김기욱 어떠냐고 추천하셨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게 된 거다. 이 친구도 우리와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하더라. 한 번 일을 해보고 싶었다는 생각들이 서로 있었는데 마음도 잘 맞고, 호흡도 맞아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정말 타이밍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못 했을 거다.”(예재형)
그런데 딴 사람이었으면 더 잘 됐을 것 같다. 분명 더 잘 됐다”(이상준) (김기욱은 이 자리에 없었다. 예재형은 이 말에 적극 공감했다.)
사진=코미디빅리그 방송 캡처
◇ ‘사망토론은 독설이 오고가는 코너다. 때로는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나머지 두 사람은 독설을 하는 이상준의 캐릭터가 부러울 것도 같다.
‘사망토론 코너를 하면서 관객을 향해 외모를 지적하는 발언을 할 때가 있다. 사실 저도 그렇게 하고 나서 표정을 딱 보면 그 분이 기분이 나쁘신지 아닌지를 안다. 열 분 중 두 세 분 정도는 기분 나빠 하시더라. 제가 그 순간 죄송스럽기는 하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태어난 게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진짜 제가 잘생기고 꽃미남인데 그런 말을 했으면 개그가 안 됐을 거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그렇게 말한 분들 중 저보다 못난 분들은 없었다. 제가 훨씬 외모적으로 못하고, 제가 더 나은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그가 된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렸을 때에는 현빈, 원빈처럼 잘생기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보다 더 못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들이 오히려 저에게 ‘자기도 못생겼는데 나한테 왜 이래라고 생각하실 만큼 말이다. 언제나 제가 그 분보다 못생겼기 때문에 용서가 되지 않나 한다. 또 기분 나빠 하신 분들에게는 따로 사과를 드리기도 한다.”(이상준)
사실 저는 이상준 씨가 욕먹는 걸 보면서 ‘아 나는 여기 앉아있어야 겠구나. 이 자리가 내 자리구나 싶다. 제가 자연스럽게 자제를 하게 되는데, 이게 오래가는 방법이구나 싶다.(웃음) 욕심이 가끔 들기는 하지만 제가 욕심을 내봤자 싸우기 밖에 더 하겠냐. 워낙 찢어지는 팀을 많이 봤다. 그리고 이 코너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모습은 다른 코너에서 보여주면 된다. 자기 잘났다고 싸우면 금방 흩어지고 사라지게 된다. 서로 배려해서 오래 가고, 오래 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정말 오래가는 거다.”(예재형)
독설은 욕심난다. 그런데 그게 있다. 이상준이 독설을 하면 사람들이 다 웃는데, 제가 독설을 하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 한다. 진짜인 줄 안다.(웃음) 최근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평소에 이상준은 누가 ‘함께 사진 찍어 주세요 하면 ‘아이 귀찮게 이런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까르르 웃는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따라해봤다. 그랬더니 진심으로 기분 나빠 하더라. 저는 웃기려고 그런 건데. 아차 싶었다.”(김기욱)
◇ ‘사망토론의 디테일은 어디서 오나.
주제가 좋다고 해서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브라운관에 못 담을 때고 있고 말이다. 주제는 누구나 다 생각해봄직한 걸 끌어올린다. 말로는 못했지만 한 번 쯤 속으로 생각해봤던 것들로.”(예재형)
솔직히 사람은 착한 척만 하려고 한다. 저도 그렇게 살았었다. 앞에 누가 있으면 희망적인 얘기를 해줬다. 우리는 이 코너를 하기 전에도, 학교를 다닐 때에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게 많았다. 어쩌면 비관적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의 현실적인 시선 말이다. 그런 것들이 ‘사망토론 코너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다.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코너를 만들기에는 어렵지 않았다.”(이상준)
우리가 얼만큼 비관적이었냐면 2002 월드컵 때의 캐치프레이즈가 ‘꿈은 이루어진다였다. 우리는 그걸 보며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고쳐 말했다. 비판적인 시선이 컸다.”(예재형)
남들이 안 하려는 말을 개그에 담아내려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럽긴 했다. 관객 앞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싶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관객들의 웃음이 정말 ‘빵 터지더라. 처음에는 정말 신선하고 시원하다는 평들이 많았다. 지금은 조금씩 싫어하시는 분들도 생겨났다. 우리가 더 시원하게 하려고 오버를 하다가 수위 조절을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많은 분들이 재밌어해 주신다. 개그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들을 한 적이 없어서 더 많이 좋아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다행인 거다.”(이상준)
사진=코미디 빅리그 방송 캡처
◇ 수위 조절에 신경을 쓸 것 같다. 때로는 비판의 강도가 너무 세 위험해 보일 때도 있는 것 같다
수위 조절은 제가 아니라 방송심의위원회에서 해주신다.(웃음) 사실 역할이 그런 거다. 중간에서 제가 조절을 하고, 두 사람의 균형을 맞추는 것. ‘백분토론으로 따지면 손석희 선생님이다. 라이벌이다. 캐릭터 상 이상준은 라이벌이 김구라 선배님이고, 김기욱 씨는 유재석 선배님이다. 우리끼리는 ‘너는 손석희다 ‘너는 김구라다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배움의 차이가 너무 커서.(웃음)”(예재형)
누구의 입맛에 맞출까 고민을 한다. 전에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르니 어떻게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이상준)
하지만 때로는 더욱 독하게 하고 싶다.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일들보다 더 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게 세상이다. 그래서 한 번 인터넷 방송으로 ‘시원하게 방송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온 적도 있다. 사실 지금은 예전처럼 지상파, 케이블 이런 게 없이 매체의 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더 재미만 있으면 인터넷 방송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인 버전도 많고, 지금보다 더 세게 나갈 수 있는 개그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 하지만 섣불리 하지 않는 것은 시청자들이 그렇게 ‘센 것들을 보다가 방송에서 하는 것을 보고는 시시하게 느낄까봐서다. 절반도 못 보여줬다.”(예재형)
◇ 세 명이 모이니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의 ‘옹달샘이 떠오른다. 앞으로 어떤 개그팀이 되고 싶나.
옹달샘 형들도 세 명이서 정말 재밌게 논다. 남들이 보기에는 ‘돌아이네라고 싶을 정도로 셋이 무언가를 만들면서 껄껄대고 하다가 그게 다른 사람들을 웃기기 시작한 거다. 우리도 그렇게 셋이 같이 노는 게 재밌어서 하게 됐다. 또 이렇게 같은 소속사에서 하게 됐으니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 같다. 같이 놀 수 있는 기회 말이다. 그게 우리끼리 재미있는 ‘돌아이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결과가 어찌됐든 우리 셋은 즐거울 것 같다. 잘 되든 안 되든.” (이상준)
충분히 끼가 많은 사람들이라 다 잘 될 것 같다. 옹달샘 형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부러울 때도 많다. 우리와 한 두 살 차이 나는 형들인데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위치가 우리보다 훨씬 위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나 우리도 보면서 연구하고 공부한다. 충분히 우리도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형들처럼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예재형)
옹달샘 형들만큼, 아니 더 잘 되고 싶고, 지금의 옹달샘들이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잘 하는 것처럼 우리도 각자 활동을 할 때에도 그 매력에 맞게끔 하는 팀이 되고 싶다. 이 팀이 모든 기반이 되는 것. 가수 그룹 멤버가 각자 활동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런 형태를 유지하고 싶다. 개그를 기반으로 각자의 능력을 뻗어나가는 팀이 되고 싶다.”(예재형)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