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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애가 빛났던 제라드 고별전, 모두가 웃었다
입력 2015-03-31 06:31  | 수정 2015-03-31 11:54
제라드(왼쪽 5번째)를 비롯한 자선경기에 참가한 여러 선수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리버풀 FC 공식 트위터 계정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다시보기 힘든 꿈의 조합이 안필드에 떴다. 수많은 전현직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뛴 스티븐 제라드(35·리버풀)는 고별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자신을 보러 와준 선수들과 팬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했다.
제라드의 고별전이자 리버풀의 자선경기로 A매치 휴식기에 치러진 이날 경기는 팀 제라드와 팀 캐러거로 구성해 29일 밤 11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렸다. 경기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승부보단 훈훈한 동료애가 빛난 경기였다.
이날 양팀을 이끈 제라드와 제이미 캐러거는 남다른 의미로 경기에 참여했다. 제라드는 유스부터 합치며 무려 28년간을 리버풀과 함께 한 원클럽 레전드였다. 또한 현재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캐러거 또한 리버풀의 레전드 수비수로서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뛰었다.
이날 양팀은 주장인 제라드와 제이미 캐러거를 필두로 은퇴한 아스널 레전드 앙리와 드로그바, 사비 알론소 등 전현직 축구영웅들이 전부 출전해 경기를 빛냈다.
현역 선수들도 함께 경기를 알차게 만들었다. 첫 골을 기록한 현 리버풀 공격수 발로텔리는 실제 리그에서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날은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 경기의 주인공인 제라드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제라드는 전반 37분 싱클레어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스스로 경기를 빛내는 역할을 했다. 후반전에서도 수아레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골을 기록, 이날 경기의 주인공임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의 또다른 백미는 리버풀 팬들을 설레게 만든 공격수들의 투입이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팀 제라드는 루이스 수아레스,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했다.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하며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탠 수아레즈는 올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아레즈는 리버풀 당시 여러 기행을 일삼았지만 리버풀의 전력에 큰 도움이 됐던 그의 활약에 제라드는 마지막까지 잔류를 요청했던 일화가 있다. 또한 그는 우루과이의 A매치 경기도 포기하고 이번 자선경기에 참가하는 동료애를 보여줬다.
사진= 리버풀 FC 공식 트위터 계정
토레스 역시 감동적인 안필드 입성이었다. ‘엘니뇨라는 애칭처럼 리버풀에서 엄청난 전성기를 보낸 그는 이후 거액의 이적료와 함께 첼시로 이적했고 이후 거짓말처럼 부진을 거듭해 명성은 추락하고 골 못 넣는 공격수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시간이 흐른 뒤 AC밀란을 거쳐 현재는 자신의 친정팀 아틀라티코 마드리드로 옮겨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는 토레스 역시 안필드의 많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들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안필드는 수아레즈와 제라드가 합작한 동점골이 터지자 더욱 열기로 뜨거워졌다.
이어 경기 후반 35분, 주인공 제라드가 교체됐다. 안필드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그동안 리버풀의 레전드로서 헌신한 제라드를 예우했다. 다음 시즌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옮겨 새로운 환경에서 뛸 제라드는 비록 리버풀에서 프리미어 리그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자선경기를 통해 수많은 팬들, 함께 활약했던 동료들과 함께 잊지 못할 경기를 마감했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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