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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차실장” 외치던 김상경…‘살인의뢰’서 울부짖다
입력 2015-03-29 11:50 
사진=곽혜미 기자
송파경찰서의 촉귀신으로 불리는 형사 태수(김상경 분). 우연히 검거한 뺑소니범 강천(박성웅 분)이 그 동안 골머리를 썩이던 연쇄 실종사건의 범인이자 희대의 살인마로 밝혀져 동료의 칭찬과 격려를 받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놈의 마지막 희생양이 하나뿐인 여동생 수경(윤승아 분)임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동생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강천에게 무릎까지 꿇었지만 그는 태수를 비웃을 뿐이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태수의 삶을 완전히 바꾸고, 태수는 고통 속에 자신을 잃어간다. / ‘살인의뢰


[MBN스타 여수정 기자] 말이 많아도 정말 많고 질문 하나에도 매우 긴 답변을 내뱉는다. 아무리 짧은 질문에도 말이다. 때문에 ‘아줌마라는 별명이 새삼 와 닿는다. 하지만 많은 말 덕분에 답변에는 정성이 묻어나고, 짧은 질문에도 긴 답변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욕심을 느끼게 만든다. 배우 김상경이 딱 이렇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이어 ‘몽타주 이번 작품 ‘살인의뢰까지, 김상경은 총 3번이나 형사 역으로 스크린을 빛냈다. 한 배우가 여러 번이나 형사 역을 맡았기에 아무리 작품의 소재와 분위기가 달라도 다소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김상경은 달랐다. 푸근하면서도 냉철하게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분석해오던 과거 형사 모습이 아닌, 형사와 피해자 그 사이를 오가는 형사로 시종일관 관객을 들었다놨다한다.

‘살인의 추억 ‘몽타주에서는 감정이 아닌 머리로 사건을 분석했다면, ‘살인의뢰에선 머리와 가슴이 요동치며 매순간 순간 고뇌하고 또 고뇌한다. 그래서 전작과 달리 형사 역에 관객까지 몰입하게 돕는다. 울다가도 분석하고 분석하다 분노하는 김상경의 모습은 공감대를 높이며 동시에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게 만들어 준다.

‘살인의뢰는 ‘살인의 추억 ‘몽타주와는 다른 형사 역을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이전에는 주로 형사로서만 연기했는데 이번 작품에선 형사와 피해자로 관객을 만나지 않냐. 이게 가장 큰 차이다. 특히 난 연기에 변화를 많이 주는 걸 좋아하는데, 작품 안에 3년 전과 후의 변화가 있어 재미있었고 매우 흥미로웠다. 거기에 사회적인 문제까지 짚어 화두를 던지고 있는 작품이다. 궁금한 건 관객들이 이 새로운 점을 어떻게 받아들일 까다. 나 역시 다시 한 번 극장을 찾아 조용히 작품을 볼 계획이다.”

‘살인의뢰는 다른 스릴러, 액션, 범죄 영화와 다르다. 우선 초반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공개되고 급기야 범인이 검거되기까지 한다. 거기에 형사이자 피해자의 가족인 태수(김상경 분)가 연쇄살인범 강천(박성웅 분)에게 주먹을 날리거나 무릎을 꿇으며 매 순간 달라지는 감정선을 대놓고 보여준다. 그래서 더 찡하고 태수의 행동에 이해가 된다. 가장 큰 차별점은 ‘3년 전과 후가 있다는 것이다. 3년 전과 후의 변화를 기점으로 달라진 세 남자 태수, 강천, 승현(김성균 분)의 모습이 긴장감까지 높인다.

눈에 들어오는 3년 전과 후의 변화를 위해 세 배우는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초반 푸근하고 친근한 배나온 형사였던 김상경은 후반에 갈수록 날렵해지며 푸근함에 가려졌던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연기적인 면은 물론 외형적인 부분까지 섬세하게 신경 쓴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사진=곽혜미 기자
10일 만에 10kg을 감량했다. 원래 일주일이었는데 조정해서 10일로 늘린 것이다. 정말 힘들었다. 만약 다음에 또 체중을 심하게 빼야 되는 촬영이 있으면 이제 안할 거다. (웃음) 10kg 감량을 통해 절대수치의 변화가 아닌 3년 전과 후의 달라진 삶이 주는 고통을 드러내고 싶었다. 우선 체중을 심하게 불렸다. 당시에는 몸도 불편하고 축 쳐지더라. 그 상태에서 열심히 운동하니 5일 만에 7kg을 감량하게 됐다. 그러나 원래 내 체중으로 돌아온 상태에서 살을 빼기가 정말 힘들더라. 고생이 많았다.”

피나는 노력을 한 김상경 덕분에 3년 전과 후 태수의 변화가 한눈에 들어오게 된 셈이다. 지금은 형사 김상경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지만, 불과 몇 달 전만해도 그는 KBS2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 문태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웃겼다.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했다는 그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영화는 세고 드라마는 편안해 힐링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하면서도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난 ‘신의 아들이 된 것”이라고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맘껏 발산했다.

태생적으로 긍정적일지는 몰라도 바쁜 스케줄 때문에 ‘긍정 에너지 김상경도 지칠 때가 있을 것 같다.

늘 가족을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힘이 난다. (웃음) 사실 촬영 현장에서 너무 떠드니까 집에서의 내 모습을 많이들 궁금해 한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웃음) 지금보다 나이가 더 어릴 때는 연기를 재미있게 하다가도 공허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혼자 있을 때는 말이 적어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연기한다는 걸 오직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배우로서의 생활에 유연해졌고 있는 그대로 날 받아들이게 됐다. 난 원래 유쾌하다. 내게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늘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려고 한다. 그렇다고 고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사진=곽혜미 기자
포털 사이트에 공개된 김상경의 필모그래피는 28개다. 28개의 작품에 출연해 다양한 배역으로 대중을 만나온 그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역할을 꼭 맡고 싶단다.

키다리 아저씨 같은 역을 연기해보고 싶다. ‘가족끼리 왜이래 문태주처럼 막 까부는 캐릭터가 아닌 재미도 있고 유쾌하면서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그런 배역 말이다. 밝고 건강하면서 상대방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그런 캐릭터도 좋다.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르면 여름이나 가을 또 다시 관객을 만날 것 같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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