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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내 맘대로 등급] “이 보다 더 친절한 좀비 비주얼 있을까?”…‘좀비 파이트 클럽’
입력 2015-03-22 15:31 
사진=포스터
모든 영화에는 등급이 존재하는데 이 놈의 등급 때문에 관객층이 좌지우지돼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정작 관람해야 될 관객들이 보지 못해 안타까움도 안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를 통해 영화 등급과 이유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영화들은 확인 받은 등급이 아리송하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영화들만을 꼽아 ‘철저하게 편집자 마음대로 등급을 매겨본다. 영등위가 주제, 선정성, 폭력성, 공포, 약물, 대사, 모방위험을 등급 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면, 편집자는 모든 건 동일하나 소재를 대비한 주제, 친분표현의 욕설은 허용한 대사, 웃음 코드, 메시지, 소재활용도를 더해 좀 더 자세하게 등급을 매겨보려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지난 1월15일 개봉한 영화 ‘좀비 파이트 클럽(감독 조치엔)은 개봉에 앞서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월드판타스틱시네마에 초청돼 먼저 일부 관객을 만났다. ‘좀비를 소재로 삼은 만큼 매우 파격적이고 분장 역시 리얼하다 못해 살벌하다. 그래서 좀비 영화 마니아층에게는 폭발적인 애정을 누릴 것도 같았지만 영화보다 더 살벌한 누적 관객수(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14명)로 안타까움이 크다.

좀비들이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고 최후를 맞이하는 식의 보통의 좀비 영화와 달리, ‘좀비 파이트 클럽은 세기말, 범죄와 혼동으로 몰락해가는 도시에 창궐한 좀비 바이러스와 악인들의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한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정, 액션을 다뤘다.

좀비와의 피 튀기는 긴장 대결 도중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정은 자칫 저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뜬금없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나름대로 다이내믹한 액션과 강심장 관객 외에는 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는 좀비 비주얼이 더 돋보여 이는 어느 정도의 이해(?)가 된다.

실제로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세심한 스타일링이 들어가 완벽하고 리얼한 좀비 비주얼이 완성된 것이다. 할리우드 특수 분장팀이 항시 촬영 현장에 대기했고 주연부터 엑스트라, 130여명의 스턴트 배우 등이 동원됐다. 특수 분장팀은 좀비의 생김새와 표정 동작, 몸의 부패 정도, 머리카락의 상태 등 작은 것에도 신경 썼다. 덕분에 주연이나 중심이 되는 좀비는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좀비들이 골고루 눈에 들어온다. 이들에게 살벌함과 혐오스러움은 ‘기본이다.

충분히 자극적이고 초반 등장하는 선정적이기까지 한 내용과 너무 리얼해 오히려 충격을 안기는 좀비 비주얼 때문에 영화의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주제와 내용, 대사, 영상의 표현에 있어 직접적이며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는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즉, 주제와 선정성, 폭력성, 공포, 약물, 대사, 모방위험 등 등급을 분류하는 기준이 되는 7가지 사항 모두가 ‘높음이다.

영등위는 ‘좀비 파이트 클럽을 단순히 주제와 내용, 대사, 영상의 표현에 있어 직접적이며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만 서술했다. 해당 등급분류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서술하는 부분에 있어 조금은 설명이 부족한 듯 싶다. 이런 단순한 서술이 관객들의 등급에 대한 불만을 이해시킬지도 의문이고, 단순하다 못해 매우 깔끔한 설명만으로도 영화의 등급이 분류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추가 설명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해당 등급분류에 대해 이해할 정도의 정보는 제공하는 게 나을 듯 싶다.

사진=스틸
영등위 의견대로 영화는 충분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맞다. 예상치 못한 선정적인 부분 등장과 이리저리 튀기는 다량의 피, 난무하는 칼부림과 피, 좀비들의 살벌한 먹성, 찌르고 파헤치는 식의 현란한 기술 등 고어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연속이 청소년들을 절로 보호하게 만든다.

그러나 잠깐이지만 살벌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사랑과 우정은 나름대로 애틋하고, 핏빛 액션은 화려하다.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게임 속 자극적인 장면과 영화 속 모습이 별반 차이는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좀비 비주얼을 친절하게 담았다는 점과 세다 못해 헛구역질은 유발시키는 센 장면의 연속, 거친 영상 표현은 청소년들에게서 보호할 만 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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