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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부는 광주-‘미풍’ 없는 대전
입력 2015-03-22 06:01 
광주 FC(흰색 유니폼)과 대전 시티즌은 2015시즌 K리그 클래식에 승격했다. 두 승격팀의 초반 행보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해 겨울,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승격의 기쁨을 나눴던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 그들의 목표는 같다. 어렵게 올라온 K리그 클래식에서 살아남기다. 그런데 두 팀의 초반 행보가 대조적이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우승으로 화려하게 돌아온 대전이 무기력한 반면, 플레이오프라는 가시밭길을 헤쳤던 광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광주는 세 판 중 두 판을 이겼다. 지난 22일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후반 35분 김호남이 파비오의 도움을 받아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39분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가 싶었지만, 골키퍼 제종현이 웨슬리의 페널티킥 슈팅을 선방했다.
무패다. 지난 7일 개막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이종민의 골로 인천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기거딘 지난 15일에는 대전을 2-0으로 꺾었다.
초반 상대한 두 팀이 인천과 대전이라 광주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시즌 전 광주를 비롯해, 인천, 대전은 강등 후보로 꼽혔다. 세 팀 모두 그걸 인정했다. 그들만의 싸움에서 승점을 쌓았으니 마냥 높게 평가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부산을 잡았다. 견고함(2경기 무실점) 자랑하는 부산 골문을 세 차례나 열었다. 7골(경기당 평균 2.33골)로 ‘닥공 전북 현대(경기당 평균 2골)도 놀라게 할 정도로 화끈하다.
연고지인 광주가 올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로 원정을 떠도는 ‘유랑구단이 될 수밖에 없는 핸디캡 속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다. 광주는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반면, 대전은 초라하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K리그 챌린지를 평정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K리그 챌린지 시상식은 대전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오프시즌 전력 보강에 실패하면서 어두운 앞날을 예고했다. 주요 선수가 떠났으며, ‘괴물로 불렸던 아드리아노도 K리그 클래식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뒤늦은 훈련 합류로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다.

우려대로 대전은 초반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경기를 치러 모두 졌다. 승점 1점도 없다. 더욱 심각한 건 득점도 없다는 것이다. 3패 무득점 8실점으로 12위. 대전의 시즌 초반 성적표다. 볼품이 없고 초라하다.
지난 21일에는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0-5 대패를 했다. 퇴장 등 수적 열세는 없었다. 페널티킥을 헌납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대전은 제주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실점하더니 내리 5골을 내줬다. 2013년 6월 23일 K리그 클래식 경남 FC전 0-6 패배 이후 첫 완패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에서도 5실점은 없었다.
더욱 심각한 건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사싸를 급히 영입했으나 당장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동네북으로 전락하며 미풍조차 불지 않고 있다.
A매치 데이 기간을 맞아 재정비를 할 시간이 생겼지만 4월 일정은 더욱 최악이다. 성남 FC(4일)-울산 현대(11일)-FC 서울(15일)-포항 스틸러스(19일)-수원 삼성(26일)으로 이어지는 대진이다. 강팀과의 연전이다. 대전으로선 웃기가 어렵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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