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알바 전전' 고졸 청년, 3.5평 자취방서 번개탄 피워 숨져
입력 2015-03-20 18:03 
서울의 3.5평짜리 원룸에서 20대 남성이 번개탄을 피워 숨졌습니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관악구 대학동의 다세대주택 원룸에 딸린 화장실에서 구모(25)씨가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건물에서 탄내와 연기가 난다'는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당국은 심폐소생술을 하며 구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습니다.

원룸의 창문과 출입문은 모두 누런색 비닐테이프로 밀폐된 상태였습니다.


방에는 찌그러진 생수병, 전자레인지, 우산, 운동화, 비닐백, 냄비 등이 나뒹굴었다. 바닥에는 이불이 깔려 있었으며, 세숫대야 크기의 용기 안에는 번개탄 3개가 탄 재가 남아 있었습니다.

벽 쪽에 붙은 책상에는 소주와 맥주 각 한 병과 단백질 보충제, 상자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가족과 수원에서 살던 구씨는 작년 4월 독립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구씨는 이 원룸을 보증금 100만원, 월세 39만원에 계약했다. 집주인에게 자신을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졸 학력에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기가 어려워 구씨는 호프집 종업원과 치킨집 배달 등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조울증도 구씨를 괴롭혔다. 고등학교 시절 생긴 조울증으로 2013년 군대에서 의가사제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집주인 한모(71)씨는 "너무 착실한 젊은이였다.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오지 않은 한 두 달을 제외하고는 방세도 거의 밀린 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유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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