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총현장] 녹십자, 일동제약 이사회 진입 실패…피델리티, 일동제약 지지(종합)
입력 2015-03-20 17:18 
일동제약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일동제약)

녹십자의 일동제약 경영권 참여가 무산됐다. 일동제약은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에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을 재선임하고, 사외이사에 서창록 고려대 교수, 감사에는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각각 선임했다.
이들은 모두 일동제약 이사회 측이 추천한 후보들로, 2대주주 녹십자 측이 제안했던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안은 부결됐다. 앞서 녹십자는 2대주주로써 허재회 전 녹십자 대표(현 송암메디칼 고문)와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각각 일동제약의 사외이사와 감사로 신규 선임을 제안해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날 주총에는 전체 의결권 주식 2389만여주의 89.2%인 2132만여주가 참석했다. 일동제약은 이 중 과반수의 의결권을 확보, 회사 측의 원안대로 가결시켰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 속 어느 편에 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던 피델리티(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는 결국 일동제약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예탁결제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피델리티를 포함한 외국인 주주 100%가 일동제약 추천 인사에 찬성을 표했다”며 녹십자 측의 인사를 찬성한 주주는 녹십자를 제외하고는 0.5%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주총은 사외이사와 감사 선임을 두고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표 대결을 벌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다소 싱겁게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일동제약 측이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한 데다가 녹십자가 주주 다수의 의견인만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안건은 표결없이 일동제약 측 원안대로 처리됐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해줬다”면서 일동제약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전략을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녹십자와 서로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2월 녹십자의 주주제안으로 불거진 양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은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녹십자가 앞으로도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총에 참석한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는 이번 주총에서 상법으로 정해진 주주의 권리를 행사했다”면서 앞으로도 녹십자는 2대주주로서 일동제약의 경영 건전성 극대화를 위해 권리 행사를 지속하겠다”고 말해 경영권 참여 여지를 남겨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