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년간 무자비한 폭행…처벌은 고작 '벌금 2백만 원'

【 앵커멘트 】
친아버지가 30년 넘게 장애인인 자신의 아들과 부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고발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지속적으로 폭행에 시달렸다고 진술했지만, 법원은 고작 벌금 2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김근희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하반신 마비 증세를 앓고 있는 지체장애인 36살 박 모 씨.

최근 끔찍한 기억만 가득했던 자신의 집에서 탈출했습니다.

박 씨가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친아버지,

자신과 어머니를 30년 동안 무자비하게 폭행해왔다는 게 박 씨의 주장입니다.

(녹취 파일)
"저 XX는 더 맞아야 된다니까. 더 때려야 돼, 더 세게. 몽둥이로 때려야 한다니까, 미친 XX."

희귀 질환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어 아버지가 때려도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해자
- "6살 때부터 기억이 나요.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칼을 뺏어서 저를 주면 칼 들고 도망 다녔거든요. 맨날 우리 죽인다고 하니까."

박 씨처럼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앓았던 어머니 역시 흉기를 휘두르는 아버지로부터 장애를 비하하는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녹취 파일)
"일어나 너 한 대 맞아? 너희 데리고 사는 내가 힘이 들어 죽겠다고, 이 XX야."

더이상 폭행을 참다못한 박 씨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모자는 경찰에게 구출됐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서울서부지법이 아버지에겐 선고한 형량은 벌금 2백만 원.

수십 년 동안 가해진 폭행의 죗값은 박 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해자
- "매 맞고 살려고 태어났나? 35년 매 맞은 거에 대한 죗값이 2백만 원이라는 얘기잖아요. 그건 이해가 안 되잖아요."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