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턴이라는 미명아래 '열정페이', 사실상 '헐값 노동'
입력 2015-03-18 21:03 
사진=tvN


인턴·현장실습·수습·견습·교육생 등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교육'이 사실상 '헐값 노동'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청년유니온과 서울시특별시 청년허브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턴, 현장실습, 수습 등 소위 '과도기 노동'을 경험한 233명에 대한 설문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응답자의 49%는 월급 60만원 이하를 받고 일했으며, 무급으로 일한 이들도 22.3%에 달했습니다.

이는 교육을 명목으로 하는 '과도기 노동'이 사실상 헐값 노동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이들 단체는 설명했습니다.


그나마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인턴 교육프로그램이 없는 경우는 전체의 65.7%였으며, 인턴 담당직원이 없는 곳도 35.2%였습니다.

'과도기 노동'이 정규직으로 이어지기도 어려웠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의 73%는 채용 연계를 보장받지 못했으며, 35.2%는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평가·이수 인증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인턴이나 수습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23∼33세 남녀 12명에 대한 심층면접 분석 결과도 발표됐습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제품 디자인 관련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한 A씨는 "한달 동안 12개 프로젝트를 맡았다"며 "말이 인턴이지 정규직 일을 그대로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웹디자인 업무에서 실습하며 6주에 20만원을 받았다는 B씨는 "일을 하는데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영리단체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C씨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밥 시간은 정확히 지켜야 하는데 따로 시간이 없었다"며 "행사 직전에는 계속 야근하고 행사 기간에는 모텔에서 쪽잠을 자고 일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과도기 노동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안정적 일자리로 나아가는 사다리, 교량이 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악용되고 있는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며 "교육은 교육답게 노동은 노동답게 과도기 노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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