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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김윤서 “이제 악역은 그만 할래요”
입력 2015-03-18 14:38 
[MBN스타 정예인 기자] ‘전설의 마녀를 마지막으로 악역을 그만 하고 싶어요”

단 한 줄의 문장이지만, 그 속에서 배우 김윤서의 고충이 느껴진다. 김윤서는 드라마 ‘유리가면 ‘최고다 이순신에서 연이어 악역을 맡은 탓에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했다. 때문에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남모를 고민이 많았다.

‘전설의 마녀의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제게는 또 다시 악역이 들어왔고 여러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어요.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밝은 역할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악역이라 하더라도 성공이 보장된 작품에 참여할 것인지 갈등됐으니까요.”

사진=곽혜미 기자


김윤서가 악역을 맡기 꺼려하는 이유에는 ‘악플도 한몫했다. 김윤서는 ‘전설의 마녀 촬영 초반에는 악플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맡은 역할인 마주희의 성격이 점점 악하게 변하자마자 ‘너무 싫다 ‘못생겼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댓글을) 안 보면 좋겠지만, 보게 될 때가 있어요. 저도 사람이다 보니 상처를 받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연기를 안 할 수는 없으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했어요”라며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그런 김윤서를 위로한 건 ‘전설의 마녀 주성우 PD였다. 주 PD는 이 드라마에서 김윤서는 욕을 먹지 않으면 존재할 필요가 없다. 또한 지금은 인지도를 알리는 것이 우선이니까 집중할 때”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던졌다. 이에 김윤서는 오롯이 마주희가 될 수 있었다.



마주희는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에요. 그렇기 때문에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치는 남우석(하석진 분)이 좋았을 것 같아요. 유학기간 내내 남우석만 바라 봤는데, 그런 그가 오빠의 아내였던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나쁜 행동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윤서는 마주희의 성격, 배경을 세심하게 짚어내며 공감하고 이입했다. 그러면서도 김윤서는 실제 나였으면 마주희처럼 행동 하지 않았을 거예요. 보통의 여자들이 얼마나 그렇게 한 남자를 바라볼 수 있을까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윤서는 실제 자기 모습과 마주희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저는 집착 받는 것이 싫어 집착하지 않아요. 자유분방한 스타일이죠. 상대방이 자기한테 관심이 없냐고 말 할 정도로 풀어놓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상대방을 최대한 존중하려고 노력해서 하는 행동인데, 보통은 어느 정도의 집착은 필요하다고 말 하더라고요. 하하.”

사진=곽혜미 기자


대화를 나눌수록 김윤서에게서 마주희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쉬는 날이면 좋아하는 미술작품을 찾아 전시회 관람에 나서고, LP판 수집을 위해 운동복 차림으로 동묘시장을 찾는다. 다른 무엇보다도 영화 몰아보기를 즐긴다는 김윤서는 최근 본 것 중에는 ‘위플래쉬가 가장 재밌었어요. 마지막에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요”라며 눈을 빛냈다.

그는 이어 영화 이야기 할 때 가장 신나요. 자연스레 목소리가 커졌네요. 시간가는 줄도 모르겠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힘든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는 게 좋아요. 진짜 연기하는 것 같거든요. 배우라면 힘들어도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김윤서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특히 ‘전설의 마녀는 연이은 악역을 맡아 연기하며 지쳤던 김윤서의 열정을 되살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배우라는 직업이 특별하다고 느낀 게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전설의 마녀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나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어린 아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이토록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달려 나가는 일이 있을까 싶더라고요. 이런 일을 하는 것이 특별한 작업인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행복했어요.”

김윤서는 힘든 역할일 수록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드라마 ‘개과천선에서 성폭행 당하는 여배우 역할을 맡았을 당시, 쉽지 않은 역할이라 좋았어요. 여배우가 하기 힘든 역할이라 주변에서 우려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좋았어요. 조금 더 깊은 감정 연기를 할 수 있었거든요.”

‘전설의 마녀를 마지막으로 악역은 그만 맡고 싶어요. 매번 화내고 인상쓰면서 누군가를 미워해야 한다는 게 힘들어요.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에너지가 나오게 되니까요. 이제는 그런 모습 말고, 밝은 에너지가 풍겨나오는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는 ‘악플에 상처받지 않으려고요. 하하”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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