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관계에 있던 여성 작가에게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낙마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여전히 백악관에 자문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퍼트레이어스 장군은 이라크에서 여러 해를 지내면서 미군을 지휘했으며 현지 정치 지도자들과도 공고한 관계를 맺었다”며 이라크 전문가인 그에게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자문을 구하는 것은 이치에 닿는 일”이라고 말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거쳐 2011년 CIA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2012년 그의 자서전을 집필하던 여성 작가 폴라 브로드웰과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직에서 퇴출됐다. 그는 이달 초 법무부와 경범죄 혐의에 합의하는 조건으로 집행유예 2년에 벌금 4만 달러를 선고받아 ‘봐주기식 수사 논란이 일었다. 특히 기밀 누출 전력이 있는 그가 미국의 군사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간첩법 위반 혐의로 복역중인 한국계 미국인 핵과학자 스티븐 김(47)의 변호인인 에비 데이비드 로웰 변호사는 이날 김 박사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서한을 미 법무부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로웰 변호사는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김 박사와 같은 하위 직원이 간첩법으로 기소당하는 것은 국가권력에 맞설 자금과 정치적 연고가 없기 때문”이라며 주장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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