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혼수상태로 방화범 몰린 40대, 재판서 누명 벗어
입력 2015-03-17 09:19 

혼수상태에서 방화범으로 몰렸던 사람이 재판에서 누명을 벗었다.
2012년부터 김 모씨와 함께 경기도에서 중고가구매매업체를 운영하던 신 모(42)씨는 이듬해 9월 업체 창고에서 동업자 김씨와 자금관리 등에 대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창고에 불이 났고, 상반신에 심한 화상을 입은 신씨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3주가량 의식을 잃고 있다 깨보니 신씨는 자신이 김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창고에 불을 지르고 김씨에게 화상을 입힌 방화범이 돼 있었다.
얼굴과 몸 등에 12주가량 치료가 필요한 2도 화상을 입은 김씨는 신씨를 ‘방화범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신씨는 오히려 김씨가 자신의 등에 시너를 붓고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서로 상대방이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는 상황에 검찰은 혼수상태였던 신씨보다는 119에 직접 화재 신고까지 했던 김씨의 말이 더 믿을만하다고 보고 신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는 현존건조물 방화 치상 혐의로 기소된 신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을 질렀다는 증거는 김씨의 진술밖에 없지만, 화재현장 상황과 두 사람이 입은 화상 형태 등을 고려할 때 김씨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책상 밑에 시너를 뿌렸다”는 김씨의 진술이 객관적인 현장상황과 모순된다고 밝혔다.
화재현장 사진을 본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센터 화재수사팀 수사관이 책상 밑에 시너를 뿌렸다면 주변이 온전할 수 없는데, 현장을 보면 책상 아래 집기들이 대부분 불에 타지 않은 상태였다고 진술한 부분이 그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상반신에 고르게 화상을 입었는데, 대검 화재수사팀에서는 방화자가 스스로 자신의 몸에 인화물을 붓고 불을 붙인 경우 대체로 화상이 한쪽으로 치우치므로, 피고인이 입은 화상형태는 타인이 신씨의 몸에 시너를 뿌린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며 무죄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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