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비자금 의혹에 포스코 계열사 `우수수`
입력 2015-03-16 17:31  | 수정 2015-03-16 19:53
검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된 포스코 측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서 포스코그룹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6500원(2.45%) 하락한 2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검찰이 포스코그룹에 대해 현금 4조원을 투입했던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 비리가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직전 거래일보다 8.62% 급락한 3550원에, 포스코강판도 1.03% 떨어진 1만4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가 60.3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주가도 3.4%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포스코엠텍(-6.59%), 포스코ICT(-7.58%), 포스코켐텍(-1.81%) 등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날 열린 포스코플랜텍 주주총회에서는 모든 안건이 승인되기는 했지만 비자금 조성 가능성과 주가 급락을 문제 삼는 주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화용 경영관리본부장과 정기섭 포스코 상무, 이전혁 포스코건설 상무를 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안건은 통과됐으나 최근 포스코플랜텍의 주주가치가 과하게 떨어진 데 대한 비판과 질의가 잇따랐다.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는 다른 건설업체의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직전 거래일보다 6.84% 하락한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대우건설(-4.02%), KCC건설(-3.98%), 현대건설(-3.63%), 삼성물산(-1.41%)의 주가가 급락했다.

포스코그룹 주가가 이 같은 영업 외적 리스크에 부딪혀 곤두박질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권이 교체되거나 국세청 세무조사, 검찰 수사 착수 등에 휩싸일 때마다 주가가 흔들리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이전 정부 때 선임됐던 회장이 새 정권 때 바뀌는 등 정부의 입김에 주가가 영향을 받는 'CEO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구택 전 회장이 물러나고 정준양 전 회장이 포스코 수장에 오를 때도 주가는 2009년 1월부터 2월까지 20% 가까이 폭락했다. 당시 포스코 주가는 3월 2일 29만8000원으로 연중 저점을 찍기도 했다. 2013년 포스코는 전면적인 세무조사를 받았고 정 전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도 주가가 조정받았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부터 2월까지 주가는 13% 하락했다. 물론 매년 1분기가 철강산업 비수기에다 실적이 악화되는 시기여서 주가 하락이 오로지 CEO리스크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잡음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이 기업의 본질 가치와는 관계없는 영업 외적인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과거 2009년 초, 2014년 초 주가 사례를 살펴보면 외적 리스크에 따른 주가 하락분은 이슈가 진정되면 금세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조정이 나타날 경우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혜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 정권 때 급속하게 기업을 확장했던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심리는 당분간 냉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하는 계열사로는 포스코플랜텍,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엠텍이 꼽힌다. 그 외 계열사들은 검찰의 직접적인 관심 대상에서 비켜나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주가 전망 때 또 하나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철광석 가격 흐름이다. 철광석 수요가 반등해 원료 가격이 오른다면 포스코 주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가진 철광석 재고가 1억t에 달해 당분간 철광석 가격이 강하게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영원무역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에서 제외한다고 공시했다.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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