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 번 쓰러져도 산업혁신으로 살아난 갑산메탈
입력 2015-03-16 16:35 
김태헌 대표가 주조방식 중 하나인 샌드캐스팅을 설명하고 있다

쇠붙이를 녹인 쇳물을 일정한 형태의 거푸집에 부어 굳히는 주물공장은 대부분 작업환경이 열악하다. 1991년 설립된 갑산메탈도 구리와 아연, 주석 등 비철금속을 합금해 각종 기계의 마찰 부위에 장착하는 메탈 베어링을 생산하다보니 분진이 발생하고 퀘퀘한 냄새로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김태헌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장 내부는 목을 칼칼하게 만들 정도의 먼지가 가득했고 각종 원재료와 재고, 작업도구 등이 어지럽게 내팽개쳐져 있어 생산성이 낮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갑산메탈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의가 추진중인 산업혁신운동에 참여해 혁신의 기본인 3정5S부터 실천했다. 3정은 ‘정품, 정량, 정위치를, 5S는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를 의미한다. 회사 직원들이 공장에서 쓰지 않는 물품을 끄집어내자 그 양만 자그만치 15t에 달했다. 이 중 70%는 폐기물로 처리하고 나머지 30%는 쓰임새에 맞게 정리정돈했다. 주물공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바닥 물청소와 페인트 도색 작업도 실시해 안전통로와 구획선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혁신운동에 대해 귀찮아 하던 직원들이 요즘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혁신거리가 없나 찾아본다”면서 직원 대부분이 참여하는 모바일 메신저 창에 퇴근하기 전, 자신들의 정리정돈된 작업장을 사진 찍어 공유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일본의 플랜트 업체인 히타치 조센(HITACHI ZOSEN)의 구매담당 임원은 갑산메탈의 공장을 방문하고 난뒤 곧바로 제품 발주계약을 요청했으며 지난해까지 약 10억원 어치를 납품했다.
또한 아침마다 직원들과 구호를 외치며 자신감 회복에 나서는 한편 작업 표준화 등 생산성 향상과 불필요한 비용 절감, 포스코 등으로 거래처를 확대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13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1980년대 부도난 형의 사업을 정상화시켜 20여년간 운영해오다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다시 부도가 났다”면서 2011년 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빚을 제대로 갚지못해 법원에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희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