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세계 곳곳에 자연재해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7000년 된 문화유산 미이라까지 파괴한다. 기후변화를 막는 노력이 지체된다면 인류의 역사기록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칠레의 ‘친초로(북부지역 칠레 민족) 미이라가 습해지는 기후로 인해 부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버드 연구진은 칠레의 태라파카 고고학 박물관에 있는 120개 미이라가 빠르게 부패하고 있으며 몇 개는 이미 검게 변했다고 전했다. 마르셀라 세풀베다 칠레 고고학교수는 지난 10년간 부패속도가 빨라졌다”며 ”부패 원인을 좀더 자세히 밝히고 국제사회와 대학의 미이라 보존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미이라의 정확한 부패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미이라의 뇌와 장기를 빼내 섬유질로 만든 몸에 삽입한 뒤 습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미이라 보존을 위해 적합한 습도는 40%에서 60%이며 이 이상 될 경우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박물관은 온도를 조절해 미이라를 보존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칠레 미이라는 박물관이 아닌 계곡 밑에 매장돼 있어 기후변화로 인한 부패를 피할 수 없다.
한편 랄프 미첼 하버드대 미이라 전문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파괴되는 문화유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묻는다면 대답은 ‘없다다. 환경정책을 정하는 정치인들만이 이 답을 알고 있다”며 환경보호법을 촉구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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