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대감만 먹고 사는 키스톤글로벌, 문제 없나
입력 2015-03-10 13:27 

지난 2013년 8월부터 1년간 키스톤글로벌은 동전주 신세였다. 주가가 400~500원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기업 가치가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주력인 석탄판매사업은 최근 10년 간 단 한 번도 이익을 남기지 못했고, 그 동안 재무제표는 손 쓸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그랬던 키스톤글로벌의 주가가 최근 2000원대까지 회복됐다. 성장 기대감이 높은 기업 지분을 잇따라 인수한 덕분이다. 그러나 기업의 영업과 재무 상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돈을 빌려 인수·합병(M&A)을 시도, 주가를 부양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스톤글로벌은 전일 대비 115원(5.49%) 떨어진 1980원을 기록중이다. 전일 상한가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급락이다. 지난달에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후 13% 가량 떨어지면서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키스톤글로벌의 주가가 상승세에 접어든 시기는 소셜네트워크업체(SNS)인 에어라이브 지분 9%(20억원)를 인수한 지난해 3분기부터다. 이후 1000원대를 회복한 주가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차기 모바일 기기의 기본 어플리케이션으로 에어라이브를 채택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연초 대비 46% 상승했다. 에어라이브의 대표인 전재완 씨가 관련 내용을 흘렸고, 언론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아직 삼성전자 측의 공식 발표는 없다.

이처럼 키스톤글로벌은 유난히 지분 투자나 계약 건이 확정되기도 전에 시장에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유가증권 상장사임을 고려하면 정보 유출에 따른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2012년 말부터 시장에 퍼진 미국웨스트버지니아 소재 'Revelation Energy' 광산 지분 인수 건에 대해선 1년 이상 시간을 끌다가 2013년 12월 인수 철회를 발표했다. 키스톤글로벌은 이 기간 동안 5차례 이상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컨소시엄 참여, 본계약 체결 및 인수금액을 협의 단계까지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8월6일에는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업체인 에이치바이온 지분인수설에 대해 "지분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인수하지 않기로 검토했다”고 답변했다. 에이치바이온이 관련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은 직후였다. 키스톤글로벌의 지분인수설은 부인 공시 전날 특정 언론에 의해 시장에 퍼지면서 곧바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에어라이브 지분 인수 때도 선보도-후공시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에는 투자를 진행하긴 했으나 투자금액 20억원으로 '50억원 이내의 지분 투자를 진행중'이라던 조회공시. 답변과 차이가 났다.
지분 인수 기업들을 보면 과연 회사가 석탄 판매사업을 대체할 사업을 내부적으로 계획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1년간 키스톤글로벌의 쇼핑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미국 빅데이터 업체 PSI, 수입차 수입판매 및 정비업체 SH정비, 바이오업체(조류퇴치제 제조)인 전진바이오팜, 에어라이브 등으로 사업 연관성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재무 상태다. M&A를 시도할 때 마다 자금 대부분을 사모 전환사채(CB)로 조달한 탓에 지난 3분기 기준 장기차입금은 360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3년째 순이익이 전혀 없는 회사 상황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이익잉여금도 결손금(714억원)으로 바뀐지 오래며, 미지급금(73억원)은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키스톤글로벌의 전환사채(CB) 발행 건수는 9건, 320억원에 달한다. 제3자배정 대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불워어크, 블루스톤홀딩스, 골든가이언 주식회사 등 매우 생소한 이름들 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잦은 사모 CB 발행과 높은 부채비율, 이자비용, 본업과 무관한 문어발식 신사업 진출 등 부실 기업의 징후가 너무 많다”며 "다만 CB 3자배정 대상자들은 주가가 떨어질 경우 확정 이자를, M&A설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전환할 수 있어 손해볼 게 없을 것”이라며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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