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롯데, 1조 규모 해외 M&A펀드 조성
입력 2015-03-09 17:25 
롯데그룹이 '2018년 아시아 톱10' 도약 비전을 내걸고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을 든든한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총 1조원 규모 해외 M&A·지분 투자용 사모투자펀드(PEF) 결성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M&A로 러시아 베트남 등 글로벌 주요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롯데그룹의 구상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국민연금과 총 1조원 규모 코퍼레이트 파트너십 펀드(코파펀드) 결성을 마무리짓고 금융감독원에 펀드 등록을 마쳤다. 2012년 양측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약 3년 만이다.
코파펀드란 연기금과 기업이 1대1로 자금을 조성해 투자에 나서는 방식을 말한다. 이번 펀드 결성으로 롯데그룹과 국민연금은 5000억원씩 투자해 총 1조원 규모 '해외 M&A용 실탄'을 마련하게 됐다.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5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해 해외 투자에 나설 때 국민연금이 롯데 측 투자에 상응해 같은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는 형태다. 펀드 운용은 KDB산업은행, KDB대우증권과 롯데그룹 관계사인 일본계 스팍스자산운용(옛 코스모자산운용)이 맡게 된다.

롯데그룹은 조성 자금을 해외 사업 강화는 물론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관련 기업·부동산 M&A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을 국내외에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한편 연초부터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천억 원대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형 복합쇼핑몰 '아트리움' 인수를 추진 중이며 글로벌 패션기업 베네통 계열의 이탈리아 면세 기업인 WDF(World Duty Free) 인수를 위해 최소 2조원 이상의 자금 투입 계획도 세운 상태다. 여기에 롯데는 롯데자산개발 등의 주도로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을 올해 중 착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롯데쇼핑·롯데호텔 컨소시엄이 KT렌탈 인수전에서 1조원을 웃도는 가격을 써내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자금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 '2018년 아시아 톱10 그룹'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 중인 롯데그룹 입장에선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을 든든한 우군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두순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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