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포장만 `여성전용` 금융상품…시장외면에 판매 중단 속출
입력 2015-03-08 18:07 
여성 직장인 한장미 씨(가명·32)는 최근 급전이 필요해 여성 전용 대부업체인 A사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았다. 여성 전용이라는 말에 안심이 됐지만 나을 건 단 하나도 없었다.
A사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원으로 일반 대부업체보다 오히려 1000만원가량 낮았고, 월 0.5%인 금리도 신용등급 1등급에 연봉이 높고 대출도 거의 없어야만 가능한 '그림의 떡'이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금융권에는 무늬만 여성 맞춤형인 상품이 적지 않다.
하나카드 상품 라인업에 올라 있는 '생활의 달인'은 원래 자녀를 둔 주부를 타깃으로 개발한 카드였다. 하지만 전체 회원 중 여성 비율은 53%에 그친다. 연회비 20만원짜리인 신한카드 '더 레이디 베스트'도 남성 회원이 30%를 차지한다. 여성 소비 패턴에 맞춘 삼성카드 '5'나 롯데카드 '샤롯데 플래티넘 스타' 등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이 내놓은 여성 통장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이 2009년 6월 출시한 '민트 레이디통장' 정도가 4년 반 동안 40만계좌라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뿐 나머지 상품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민트 레이디통장'도 범용으로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대체되면서 2013년 말 이후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2005년 9월에 등장한 기업은행 '여성시대통장'은 10년 가까이 되는 동안 16만계좌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다른 은행들이 내놓은 여성 전용 통장도 판매 실적이 좋지 않다.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