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유커 몰리는 삼청동 상가 `희색`
입력 2015-03-05 00:11 
종각역 4번 출구 앞 건물 상가가 빈 채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승환 기자]
광화문과 종각역을 잇는 종로2가 대로변에 들어앉은 종각역 4번 출구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해오며 중심상권을 형성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엔 1년도 안 되는 몇 달 새 부쩍 건물 통임대 현수막이 늘었다.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건물 두 층에 통으로 임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인근 중소형 빌딩들도 한 층 이상이 텅 비어 있다.
'귀금속 거리'로 통하던 맞은편 대로변 사정도 마찬가지다.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이 철수한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았고, 던킨도너츠 인근 2층짜리 건물은 전체가 텅 빈 채 대로변을 지키고 있다. 인사동으로 가는 초입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등을 겨냥해 화장품 가게들이 들어섰지만 볼거리와 쇼핑거리가 밀집한 인근 명동·삼청동, 홍대 등에 비해 고전하는 모양새다.
작년 초에 문을 연 지 1년 만에 문을 닫은 네이처리퍼블릭 종로2가 매장을 비롯해 인근에 토니모리, 더샘, 잇츠스킨 등도 줄줄이 철수했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5호선 광화문 역을 잇는 '지하연결통로 사업'이 작년 2월 착공해 올 연말 완공되는 것도 지상 상권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하통로는 광화문역과 교보문고를 지나 르메이에르빌딩 앞 중앙공원(조성 예정), 중앙공원~종각역, 교보문고에서 KT 사옥을 지나 종로구청까지 연결한다. 불경기와 더불어 공공기관 이전 등의 여파로 매출이 감소세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동산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종로2가 도로변 1층에 자리한 상가의 경우 보증금 10억원에 권리금 2억5000만원, 월세는 1631만원으로 보증금과 권리금은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2011년 1150만원 선이었던 월세 임대료는 5년 만에 42% 정도 뛰었다.

종로구 내에서도 삼청동과 북촌 등은 종로2가 주변과 달리 찾아드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최근 몇 년 새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중국인 광광객이 인사동 대신 삼청동 등을 찾으면서 분위기가 들떴다.
빌딩 임대·관리 전문업체인 태경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청동 중심상권 건물 1층 33㎡ 상가는 2005년엔 보증금 1억원, 월세 5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보증금 2억원, 월세 700만원으로 뛰었다. 상권 가치를 반영한다는 권리금은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세 배 뛰었다.
한편 북촌의 관광안내소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8만8055명이었지만 작년엔 24만8927명, 영어권 관광객도 같은 기간 4만3652명에서 12만6682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결과적으로 삼청동 일대는 수요 증가가 상권 시세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지만 종로2가 일대는 시세만 높게 유지되면서 희비가 갈린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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