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난 뚫고 직장 구해 겨우 돈 모으는데 전세난이네요. 출산은 당분간 포기했습니다. 오피스텔보다는 작은 아파트에 살고 싶습니다." 올해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결혼 예정인 회사원 박지훈 씨(31·동작구 사당동)의 말이다. 요즘 그의 검색 키워드는 '초소형 아파트'다. TV에선 육아 프로그램이 인기지만 전세난이 도사린 현실에선 부부가 아기 하나 키울 수 있는 크기의 집을 구하는 것도 무리라는 게 젊은 직장인들의 생각이다.
# "전세금 빼서 부부만 살 수 있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할까 합니다. 전세가 너무 오르니 차라리 노후 자금 늘리고 자식 신혼집 구하는 데 조금 보태주는 게 낫겠습니다." 3년 전 퇴직한 양영호 씨(59·양천구 신정동)의 고민이다.
폭등한 전세금에 등 떠밀린 사람들이 중소형 아닌 초소형 아파트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시중 금리보다 비싸게 보증부 월세를 사느니 차라리 저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사는 것, 이른바 '은행에 월세 내는 것'이 낫다는 사람들이 시장에 나서면서 인기를 얻은 것이 전용면적 60~85㎡ 크기의 중소형 아파트다. 이들보다 더 하는 수 없이 매매 시장에 발걸음하게 된 '한계 수요자'들은 전용면적 59㎡ 이하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같은 면적이라면 남의 오피스텔에서 임차료 내고 사느니 자기 소유 아파트에 살면서 은행 이자를 내는 것이 낫다는 계산에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격 변동이 거의 없던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의 몸값이 뛰고 있다. 전세금은 올라도 매매가는 안 오른다는 말은 소형 아파트의 경우엔 예외일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면적 31㎡형은 4억9400만원에 거래돼 최근 3년간 최고가를 기록했다. 작년만 해도 4억원 초·중반을 오갔지만 오름세 속에서 5000만원 정도 가격이 뛰었다. 같은 달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위브 전용면적 36㎡형도 2억3400만원에 거래되면서 작년 2월 거래가인 2억2200만원보다 1200만원가량 올랐다.
거래량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전국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7만8827건으로 2013년(6만901건)보다 1만7926건 늘어 약 30% 증가했다.
새 아파트 역시 관심을 끈다. 작년 12월 삼성물산이 분양 시장에 내놓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 '래미안 에스티움'은 전용면적 39·49㎡형이 1순위 청약에서 각각 경쟁률 4.4대1, 2.62대1을 보이며 분양 완판에 성공했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 이달 중에는 현대·포스코·SK건설이 짓는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도 분양에 나선다. 지하 6층~지상 28층 32개동, 총 2789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30~50㎡ 초소형이 123가구 포함됐다. 일반적으로 전용면적 59㎡형을 가장 작은 가구로 짓는 경향과 사뭇 다르다. 매매 외에 경매를 통해 집을 구하는 방법도 있다. 오는 5일에는 강남 삼성동 142-3 LG선릉에클라트 전용면적 48㎡형 아파트가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11계에 나온다.
이처럼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가 틈새 상품으로 관심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매매가가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중소형대는 신규보다 저렴한 기존 아파트라고 해도 사들이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머니 사정상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세금 빼서 부부만 살 수 있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할까 합니다. 전세가 너무 오르니 차라리 노후 자금 늘리고 자식 신혼집 구하는 데 조금 보태주는 게 낫겠습니다." 3년 전 퇴직한 양영호 씨(59·양천구 신정동)의 고민이다.
폭등한 전세금에 등 떠밀린 사람들이 중소형 아닌 초소형 아파트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시중 금리보다 비싸게 보증부 월세를 사느니 차라리 저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사는 것, 이른바 '은행에 월세 내는 것'이 낫다는 사람들이 시장에 나서면서 인기를 얻은 것이 전용면적 60~85㎡ 크기의 중소형 아파트다. 이들보다 더 하는 수 없이 매매 시장에 발걸음하게 된 '한계 수요자'들은 전용면적 59㎡ 이하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같은 면적이라면 남의 오피스텔에서 임차료 내고 사느니 자기 소유 아파트에 살면서 은행 이자를 내는 것이 낫다는 계산에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격 변동이 거의 없던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의 몸값이 뛰고 있다. 전세금은 올라도 매매가는 안 오른다는 말은 소형 아파트의 경우엔 예외일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면적 31㎡형은 4억9400만원에 거래돼 최근 3년간 최고가를 기록했다. 작년만 해도 4억원 초·중반을 오갔지만 오름세 속에서 5000만원 정도 가격이 뛰었다. 같은 달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위브 전용면적 36㎡형도 2억3400만원에 거래되면서 작년 2월 거래가인 2억2200만원보다 1200만원가량 올랐다.
거래량도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전국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7만8827건으로 2013년(6만901건)보다 1만7926건 늘어 약 30% 증가했다.
새 아파트 역시 관심을 끈다. 작년 12월 삼성물산이 분양 시장에 내놓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 '래미안 에스티움'은 전용면적 39·49㎡형이 1순위 청약에서 각각 경쟁률 4.4대1, 2.62대1을 보이며 분양 완판에 성공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가 틈새 상품으로 관심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매매가가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중소형대는 신규보다 저렴한 기존 아파트라고 해도 사들이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머니 사정상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