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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뚜껑 열자마자 식었다
입력 2015-03-03 15:12 
[MBN스타 박정선 기자]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국내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1억 부를 팔아치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2주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다. 해외에서는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는 물론이고 주말 2324만6000달러를 거둬들이며 북미에서 약 1억3000만 불 이상, 전 세계적으로 4억 불 이상을 수입을 거두는 흥행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아바타 ‘트와일라잇의 첫 주 박스오피스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으며, 역대 2월 개봉 영화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더불어 전 세계 56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모두 차지하는 위엄을 세우며 제작비의 10배 이상 수익을 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학적인 성행위 묘사에 반대해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는가 하면, 영화 상영 중 한 여성이 자위행위를 하다가 체포되는 등 폭발적인 이슈를 낳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반응이 영 미지근하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하루 동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4만848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달 26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수 24만6806명을 기록했다. 개봉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킹스맨을 거뜬히 제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였지만, 국내에서는 ‘킹스맨 보다 한참을 뒤처지는 성적을 보이고 있고, 심지어 ‘이미테이션 게임에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와 국내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관객들은 대다수 영화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자극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개봉에 앞서 기대를 잔뜩 높여놓은 예고편도 한몫했다. ‘깨어나 본능과 마주하라는 카피와 함께 예비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OST, 배우들의 야릇한 연기까지 더해져 기대를 한껏 높였지만 사실상 뚜껑이 열린 이 영화에는 크게 메리트가 없었다.

‘엄마들의 포르노라고 불리는 이 영화에게서 높은 수위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SM 묘사도 심심하고, 노골적인 노출이 많은 것에 비해 전혀 관능적이지 않고, 두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국내 막장드라마도 비웃을 정도의 어설픈 짜임새를 자랑한다.

영화의 제목처럼 그레이에게는 50가지의 그림자가 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심리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시종일관 심각하게 오글거리는 대사들만 내뱉는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나스타샤로 캐스팅 된 다코다 존슨 정도가 전부다.

한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CEO 이자 거부할 수 없는 완벽한 매력의 섹시한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넌)와 아찔한 사랑에 빠진 순수한 여대생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의 본능을 깨우는 로맨스를 담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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