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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내 맘대로 등급] ‘개’, 지금도 미래도 벌어질 수 있는데 ‘청불’이라니요
입력 2015-03-02 10:13 
모든 영화에는 등급이 존재하는데 이 놈의 등급 때문에 관객층이 좌지우지돼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정작 관람해야 될 관객들이 보지 못해 안타까움도 안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를 통해 영화 등급과 이유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영화들은 확인 받은 등급이 아리송하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영화들만을 꼽아 ‘철저하게 편집자 마음대로 등급을 매겨본다. 영등위가 주제, 선정성, 폭력성, 공포, 약물, 대사, 모방위험을 등급 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면, 편집자는 모든 건 동일하나 소재를 대비한 주제, 친분표현의 욕설은 허용한 대사, 웃음 코드, 메시지, 소재활용도를 더해 좀 더 자세하게 등급을 매겨보려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오는 3월5일 개봉예정인 영화 ‘개-dog eat dog(이하 ‘개)는 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의 소재인 필리핀 한인 납치사건은 이미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되기도 했던 충격 실화다. 과거에 발생한 일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앞으로도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은 사건이다.

물론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실제인물과는 아무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상영 전 문구가 알려주듯, 영화이기에 다소 과장되고 허구적인 부분이 추가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영화를 통해서나마 위험성을 인지, 개인과 국가 간 의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

특히 ‘실제로 납치단들은 2008년 1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11건의 범행을 저질렀고, 최근 수사에서 8건이 추가되어 총 19건의 범행이 드러났다. 2014년 11월25일 이들의 은신처로 사용됐던 필리핀 마닐라 주택의 땅속에서 피해자 두 명의 유골이 발견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다른 사건들은 아직도 수사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와 희생자 그리고 그 옆에서 고통을 겪고 계시는 모든 가족들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라는 문구는 여운을 남기며 또 다른 피해자의 발생 방지를 적극 강조하기도 한다.

때문에 ‘개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사건의 심각성을 느끼고자 모두가 봤으면, 봐야 될 필요성이 큰 작품이다. 폭력성이 짙어도 최대한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만큼 전 연령층, 굳이 전 연령층이 아니라도 적어도 ‘15세관람가는 됐어야만 했다.

그러나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개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은 ‘높음이고 선정성, 약물, 대사는 ‘다소 높음이다. 즉 영상의 표현에 있어 폭력적인 부분은 자극적이며 거칠게 지속적으로 표현되고 있고, 그 외 공포, 모방위험 및 주제 부분에 있어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다.

필리핀으로 여행을 온 한인을 향한 또 다른 한인의 폭력과 악행이 충분히 자극적이다. 교묘하고 거칠게 상대를 폭행하기에 모방위험도 매우 높다. 하지만 이미 벌어졌던 일고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내용이 청소년에게 해롭다지만 여행을 떠나는 이에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정보전달 식으로라도 15세관람가가 적당한 듯 싶다.

다소 거칠고 자극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15세관람가가 맞다. 더 깊게 들어가자면 영화에 나오는 욕설 역시 그리 격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폭력적인 부분과 살해하는 부분에 있어 모방위험이 높을 뿐이다. 때문에 이 부분만 조금 덜어낸다면 관람할 수 있는 예비관객층이 넓어질 수 있다.

또한 국민을 지켜주는 건 국가다. 그러나 영화 속 국가는 철저하게 피해자에게 등 돌리며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때문에 국가가 아닌 피해자의 가족들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발 벗고 나선다. 이런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소극적인 국가의 시스템이 안타깝다. 영화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소극적인 국가의 시스템을 알렸지만, 조금이나마 작품을 통해 타지 속 국민 안전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기회의 발판이 될 가능성도 크다.

자극적이지만 현실가능성이 매우 높고, 묵직한 메시지를 건네기에 청소년관람불가보단 15세관람가라는 열린 등급이 어울린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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