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농협금융 출범 3년만에 3大그룹 ‘우뚝’
입력 2015-03-01 17:56  | 수정 2015-03-01 23:06
2일 출범 3주년을 맞는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로 자산규모 기준 국내 3대 그룹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다른 금융그룹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최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1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총자산은 393조원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을 포함한 하나금융(392조원)을 앞질러 신한금융과 KB금융지주 뒤를 이어 자산규모 기준 3대 금융그룹으로 우뚝 선 셈이다.
농협금융지주 세 번째 회장인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해 농협금융을 국내 4대 금융지주의 반열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낸 덕분이다.
하지만 수익성은 다른 금융그룹보다 한참 떨어진다. 농협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7685억원으로 하나금융(9377억원)을 비롯해 KB금융, 우리은행 등에 많이 뒤처졌다. BS금융지주의 8098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산 대비 수익성도 미흡하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6%이다. 국내은행 평균 ROA(0.32%)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38%로 국내 은행 평균 ROE(4.19%)의 절반 수준이다. ROE가 9%대에 육박하는 부산은행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농협금융지주는 더욱이 ‘리더십 공백 위기에 봉착했다. 임종룡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갑작스럽게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회장 자리가 2주째 비어 있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농협금융지주는 1차 후보군으로 외부 출신 50명을 추려낸 후 3월 둘째주 회추위를 본격 출범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은 이번주 인력전문회사를 통해 외부 출신 후보군 50명을 선정하고 내부 출신 후보군과 함께 회추위에 상정할 예정이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으로는 내부 출신으로 김주하 농협은행장,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회장 직무대행,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포함해 전·현직 농협중앙회 임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출신으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의 윤곽은 이달 중순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최원병 회장도 지난달 25일 열린 임 회장 퇴임식에서 차기 회장은 임 회장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와야 한다”고 못 박았다. 내부 출신보다는 외부 출신을 선호하는 시각이 많다. 출신 지역이나 성향을 두고 정치적 외풍을 많이 타는 농협 조직의 특성상 외부 출신 전문가가 와야 금융지주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11일로 예정된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지역 정치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협금융을 비롯한 자회사 직원들은 신임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임 전 회장이 수립하고 간 130여 개 추진 과제들이 ‘말짱 도루묵이 될 것도 우려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새 회장이 오면 현재 추진 중인 과제들이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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